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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 지훈이 세경에게 쌀쌀맞게 대하는 이유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 14. 06:12

이번 87회 지붕뚫고 하이킥은 마지막 종영을 앞두고, 준혁, 세경, 정음, 지훈의 러브라인의 향방에 큰 의미와 복선을 깔아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지금까지 준혁과 세경 커플, 정음과 지훈 커플의 분위기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고 한다면, 이번 87회를 통해서 또 다시 섣불리 짐작하기 힘들게 그들 사이의 관계를 꼬아놓았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깨어져버린 준혁과 세경의 러브라인  

많은 사람들이 이번 87회에서 세경의 눈물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주목하고 있지만, 저는 지훈을 태도와 말들이 앞으로의 러브라인 향방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그들의 사랑은 '준혁 -> 세경 -> 지훈 <-> 정음'의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거의 이런 라인이 굳어진 채, 결국 세경은 혼자 짝사랑을 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그리고 준혁은 학창시절 옆집 대학생 누나를 짝사랑한 것 같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만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이 라인에서 세경이 준혁 쪽으로 맘을 돌린다고 생각하기는 힘들기 때문인데요. 그녀의 캐릭터 속에서 보이던 많은 모습들을 볼 때 이미 맘을 준 지훈을 끝까지 잊지 못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짝사랑에 상처받고 이제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준혁을 받아들일 세경도 아니구요. 그녀의 캐릭터는 안타까움, 희생, 어디에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니깐요.

그렇다면 준혁의 사랑은 짝사랑으로, 학창시절 예뻤던 추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보이는데요. 이번 87회에서 그런 복선을 깔아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경은 준혁에게 줄 생일 선물을 지훈에게 받은 목도리를 찾아다니다가 깨뜨리고 마는데요. 이것이 결국 준혁이 생각했던 세경과의 핑크빛 사랑 역시 산산조각이 난듯한 느낌을 주며 결국 둘은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얘기하는 것만 같습니다. 세경이 준혁에게 마지막에 "지금 당장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 밖에 없다"며 쳐준 피아노 역시 세경은 준혁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고마움과 미안함이지 사랑은 결코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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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감탄하게 되는 것은 그런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인 현경과 줄리엔과의 돌이킬 수 없는 장난을 웃음으로 주며 절묘하게 세경과 준혁의 이야기에 대입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주며 시청자로 하여금 울고 웃게 만드는 것이 빠질수 밖에 없는 하이킥의 매력인 것 같아요.


  두 여자와 한 남자  

그렇다면 준세라인은 힘들어보이는 가운데 결국 앞으로의 러브라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는 것은 바로 지훈의 마음입니다.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좋아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남자의 마음이겠지요. 지금 비록 지훈은 정음과 사귀고 있기 때문에 게임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87회에서 보여진 지훈의 말과 행동들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앞으로 그들의 관계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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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에게 있어 현재 사귀고 있는 정음은 왠지 보면 즐겁고 웃음이 저절로 나는 사람인데요. 지훈은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에게 관심도 없던 지훈이 자꾸만 엮이게 되는 정음과의 에피소드들로 인해 정음을 자신에게 있어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했기 때문이죠. 그녀와 있으면 즐겁고 재밌기 때문에, 웃을 일이 별로 없던 자신이 웃고 있는 모습을 자각하게 될 때면 이것이 사랑인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훈에게 있어 세경은 어떤 사람일까요? 아마도 지훈에게 세경은 왠지 자꾸만 신경쓰이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것이 세경의 처지가 불쌍하기 때문에 연민 속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크기에 있어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웃음. 즐거움 보다 연민인 경우가 더 많은데요. 보통 멜로 드라마 같은 곳에서도 잘 사귀고 있던 남녀 사이가 어느 날 갑자기 엮이게 된 힘든 처지에 있는 여자 주인공 때문에 흔들리곤 하죠.

 
  지훈의 세경에 대한 숨겨진 마음  

지훈은 그동안 세경에게 무뚝뚝하긴 했지만 남모르게 그녀를 많이 도와주곤 했는데요. 이번 87회 속에서는 지훈이 세경을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어색했습니다. 단순히 무뚝뚝함이 아닌 심리적으로 흔들린 듯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는데요.

첫번째로 뒤늦게 집에 들어가 자신에게 줄 사골을 밤 새어가며 만들고 있는 것을 보며 평소와는 달리 상당히 쌀쌀맞게 세경을 대하게 됩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쌀쌀맞게 얘기를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세경에 대한 사랑을 눈치채고 그녀와 거리를 두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외에 다른 이유와 의미도 부여해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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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지훈은 밤 늦게 옷만 갈아입으려고 들어간 집에 세경이 잠도 자지 않고 자신에게 갖다주기 위해 사골을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 안타까운 희생과 바보스러운 정성에 화가 나 버렸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창 놀고 싶어할 나이에 놀지도 못하고 친구 하나 없을 뿐더러, 어린 나이에 부모없이 홀로 동생을 보살피고 자신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는 것을 보며 자신의 인생 따위는 생각지도 않는 세경이, 지훈의 입장에서 안타깝기만 한 그 희생이 너무도 안쓰러웠던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불쌍한 세경이 자신은 먹지도 않으면서 밤을 새워가며 자기에게 사골을 갖다 주겠다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면서 사골을 끓이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바보스러울 정도로 정성을 가득 담은 모습에 화가 나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끓인 사골을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으로 가볍게 생각한 자신과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답답하고 바보같을 정도로 자기꺼는 챙기지 않고 희생만 하는 세경의 모습에 화가 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지훈은 그런 세경을 보고 있으면 자꾸만 안쓰럽고, 자기꺼 하나 챙길 줄도 모르고 희생만 하는 융통성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이 아가씨를 자신이 챙겨주어야만 할 것만 같은 느낌이 게속 들게 되는데요. 그런 자신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대한 반감으로 세경에게 오히려 더욱 쌀쌀맞게 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경과의 대화 마지막에서 "니가 해준 이 목도리는 참 따뜻한데."라는 말 속에서 지훈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죠.

두번째는 병원에 사골을 가지고 온 세경에게 동료 의사가 세경의 팬클럽을 자처하며 장난으로 대하자,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않고 쫓아내듯 보내며 동료 의사에게 화를 내는 모습인데요. 이 때는 동료들의 짓궂은 장난에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쌀쌀맞게 대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 의미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이상하리만큼 정색하면서 상당히 진지한 태도로 반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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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단순히 불쌍한 아이를 두고 장난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그 이유가 연민 때문이건 아니건 세경의 존재 역시 지훈에게 있어 크게 자리잡았음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니가 뭔데 그러느냐"는 동료 의사의 말에 당황하면서, "세경은 자신의 집에 가정부로 있고 불쌍한 아이이기 때문에"라는 말을 내뱉게 되죠.

안타깝게도 그 말을 세경이 몰래 엿듣게 되면서 세경은 단순히 지훈이 자신을 가정부로만 생각하고 있고, 이제까지 잘해준 것들이 모두 불쌍해서 동정했기 때문인 것이라고 오해하게 되지만, 이것은 지훈이 당황해서 억지로 자신과 세경의 관계에 있어 연관성을 찾는 과정에서 그냥 내뱉은 말로 세경을 가정부로써만 생각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불쌍한 애야, 그러니까 제발 그만 나둬라. 진심이다."라는 마지막 말에서 바로 세경에 대한 지훈의 숨겨진 마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지붕뚫고 하이킥, 결국 지훈과 세경 주연의 러브스토리?  

그렇게 지훈의 말과 행동을 보면 '너 보면 웬지 자꾸 신경이 쓰여 -> 너 보면 화나 -> 자꾸만 걱정되서 내가 보살펴줘야 할 것 같아'의 수순으로 지훈의 마음이 이성을 지배해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음과의 사귐은 충동적인 키스에 대한 한때 불장난 정도로 끝이 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러고 보면 지붕뚫고 하이킥은 그 첫회부터 세경과 신애가 서울에 상경해서 처음만난 사람이 지훈이고 지훈과 자꾸만 엮이곤 했었는데요. 그 둘의 만남은 도둑으로 오해하여 시작하면서 자꾸만 마추치게 되는 우연들이 발생하였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이순재 집에 가정부로 들어오기 위한 연결고리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그 둘의 첫만남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 앞으로의 결론을 맘대로 예상해보면 저는 결국 지붕뚫고 하이킥은 처음부터 지훈과 세경의 러브스토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지붕뚫고 하이킥은 아직 종영까지 2달여가 남아있는데요. 정말 이번 87회의 이런 복선들이 제 예상처럼 엔딩을 위한 복선이 될지, 아니면 단순히 중간에 한번 흔들기 위한 복선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겠지요. 암튼 앞으로의 그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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