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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은조와 강숙의 슬픈 거짓말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23. 06:12

신데렐라 언니에서 대성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지만 수술받고 금세 나아버렸습니다. 대성의 죽음으로 신데렐라 언니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나 싶었는데, 극중 대성의 말처럼 급할 것 없다고 천천히 가자고 말하는 것만 같네요. 결국 대성이 쓰러지고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은 강숙의 진심과 거짓말을 보여주기 위한 에피소드일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숙의 거짓말 - 좋아. 좋아죽겠어. 뜯어먹을 것이 많아 좋아.  

강숙은 은조가 쓰러졌을 때 병원에서 울며 사정하는 은조에게 대성이 뜯어먹을 것이 많아서 좋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강숙은 대성을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대성과 살고 있다고 믿고 싶었던 은조에게 찬물을 끼얹어 버리고 맙니다.

그랬던 강숙은 대성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실에 들어가자, 예전 은조가 어릴 때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음식을 먹였다가 사경을 헤맬 때처럼 하느님, 부처님과 맞짱 뜰 기세를 보여주는데요. 비록 말은 거칠게 하지만 그러기에 강숙의 숨겨진 진심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어림없어. 여기서 주저 앉으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야.
해보슈.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 해볼테면 해봐요. 어디. 댁들 실수로 여러 년들에게 나눠줘야할 개만도 못한 팔자를 나 하나한테 몰아줬으면 내가 어떤 년인지 댁들이 알 거 아냐.
나 여기서 못가.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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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술실 앞에서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과 대화를 하다가, 수술을 끝내고 나오는 의사가 수술 결과가 좋다고 하자 "당연하죠. 그럼 어떻게 되기라도 할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자신감 넘치는 안도(?)의 미소를 띄는 강숙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깨어난 대성은 가장 먼저 강숙을 보며 '난 괜찮다.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하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효선은 울고 불고 은조는 이를 말리는 가운데 조용히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대성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강숙의 모습이 참 애절하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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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퇴원하고 대성도가로 돌아와 요양을 하는 대성은 강숙과 함께 두 손 꼭 잡고 대성도가 주위를 산책 합니다. 무리하면 안된다며 이제 들어가자는 강숙에게 대성은 괜찮다를 남발하다가, 결국 강숙은 발끈해서 안된다는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냐며 화를 내는데요. 대성은 깜짝 놀라 알았다고 말 듣겠다고 하죠.

또 강숙은 대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할 때도 음식을 만드는 아주머니에게 짜게 하지 말라며 소금 넣으면 안된다는데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냐며 불 같이 화를 냅니다. 그렇게 강숙은 그동안 잘 억눌러 왔던 성격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상당히 예민해져 있고 불안해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대성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영원히 자신에게 떼먹히면서 자신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줄 알았던 대성이 한순간에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이미 법적으로 부부로서 등기가 올라가 있고, 대성이 죽을 경우 안주인으로서 특별히 다른 유언이 없는 이상 대성의 재산은 고스란히 강숙이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떼먹을 사람이 없어져서 위기감을 느꼈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데요.

아마도 이것은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고 있던 대성에 대한 자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강숙이 웃는 이유는 뭔가를 떼먹을 것이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렇게 남자들을 홀려서 떼먹고 도망가고를 반복하며 밑바닥 인생 억척스러운 강숙에게도 죽음이라는 것은 생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과 관계된 사람이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전부라 생각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선, 강숙도 두려워하며 하느님, 부처님과 맞짱을 뜨려하게 되죠.

강숙이 살아가는 이유인 은조가 어렸을 때 사경을 헤매고 그 일 때문에 자신이 독해졌던 것처럼, 대성이 쓰러져 수술을 받을 때도 그렇게 변하게 됩니다. 그것은 강숙에게 대성이란 존재가 어느새 은조와 똑같아 졌다고도 볼 수 있겠죠.

이런 강숙의 진심은 털보장씨를 만나 정리를 할 때도 잘 나타나는데요. 그냥 일반적으로 듣기에는 떼먹을 것이 많은 남자라 놓칠수가 없다 정도가 되겠지만, 그 뜯어먹는 것이 사랑과 행복이라고 생각하면 강숙의 그 간절함이 그 거친 말들 속에서 잘 느껴지는 듯 합니다.

"나 이제 너 안 만날거야. 정말이야. 나 이제 내 남편에게 충성할거야. 개처럼.
내 영감 죽으면 나 또 (내 사랑은) 헛거돼. 미쳤어? (행복을) 어떻게 가졌는데. (가정을) 어떻게 만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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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조의 거짓말 - 그 사람 버리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아.  

누군가의 삶에 끼어들기 싫어하고 항상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가까이 하려하지 않는 은조는 사실 그 누구보다도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을 받기를 원하고 있는데요. 항상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밀어내고 부담스러워하지만, 사실 그 속에 감춰진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억누르고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는 자기 방어적 자세로 세상으로부터 도망다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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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은조는 특히 기훈과의 모습에서 솔직하지 못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데요. 자존심도 강해서 일부러 더 오버해서 삐닥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8화에서도 기훈과 효선의 사랑싸움(은조가 보기에) 속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발끈해서 독설을 내뱉게 되는데요. 그 속에 자신의 진심을 거꾸로 바꿔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은조의 거짓말>

내 이름 들먹거리지마. 구효선. 난 두사람 일에 아무 상관없어. 난 너처럼 그렇게 남자 때문에 가슴 아플 애가 아니야. 알고 있지 않아. 구효선? 알잖아. 내가 어떤 앤지.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야. 난 그전에 살던 사람들하고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헤어지는 거 굉장히 익숙한 애야. 그전에 살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돼. 나 그거 세상에서 가장 쉬워. 그 사람들하고 같이 밥을 먹었든 함께 비를 맞았든 나한테 아무리 잘 해줬어두 나. 그 사람들 버리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아.

누가 나를 버렸어도 마찬가지야. 말 한마디 없이 떠났어도 내가 잘 하는 짓이니까 너도 잘 하나부다 그러고 살아. 좋아 죽겠다는 거 그거. 난 고양이나 개만큼도 몰라. 그러니까 너 구효선 나 끼워넣지말고 너 혼자 좋아 죽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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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은조는 자신을 버리고 말없이 떠났던 기훈이 원망스럽고, 효선과 연락하고 만나고 지내면서 효선의 남자가 되어버린 것을 용서할 수가 없는데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것이 자매관계인 효선이라는 것에 은조는 자신이 기훈에게 농락을 당한 것 같아 더 화가 납니다.

그래서 은조는 저런 거짓말을 통해서 효선에게 난 이제 기훈과 상관없으니 효선이 기훈과 사귀는 것에 있어 자신을 염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저렇게 독설로 내뱉은 것입니다. 난 괜찮으니 잘 되길 바란다는 뜻인 것이죠. 그리고 기훈에게도 너가 나에게 그렇게 못된 짓을 했어도 난 아무렇지 않다 내가 너 따위 때문에 힘들어 할 것 같으냐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구요.

하지만 이것을 은조의 속마음으로 바꾸어보면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겠죠.

<은조의 속마음>

내 이름 들먹거리지마. 구효선. 난 두사람 일에 아무 상관없어. 난 너처럼 그렇게 남자 때문에 가슴 아플 애가 아니야. 알고 있지 않아. 구효선? 알잖아. 내가 어떤 앤지.

내 이름 들먹거리지마. 구효선. 난 두사람의 사랑싸움에 끼고 싶지 않아. 나도 너처럼 그렇게 기훈 때문에 가슴 아픈 건 똑같아. 넌 모를 거야. 구효선. 넌 몰라. 내가 어떤 앤지.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야. 난 그전에 살던 사람들하고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헤어지는 거 굉장히 익숙한 애야. 그전에 살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돼. 나 그거 세상에서 가장 쉬워. 그 사람들하고 같이 밥을 먹었든 함께 비를 맞았든 나한테 아무리 잘 해줬어두 나. 그 사람들 버리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아.

내 눈 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바로 그 사람이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되지는 않아. 난 그전에 살던 사람들하고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헤어지는 거 굉장히 익숙하긴 해. 그렇게 그전에 살던 사람들은 결국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돼. 하지만 나 그거 세상에서 가장 힘들어. 그 사람들하고 같이 밥을 먹었든 함께 비를 맞았든 나한테 잘 해준 사람일수록 나. 그 사람들 버리기가 정말 힘들어.

누가 나를 버렸어도 마찬가지야. 말 한마디 없이 떠났어도 내가 잘 하는 짓이니까 너도 잘 하나부다 그러고 살아. 좋아 죽겠다는 거 그거. 난 고양이나 개만큼도 몰라. 그러니까 너 구효선. 나 끼워넣지말고 너 혼자 좋아 죽으라구.

누가 나를 버렸어도 마찬가지야. 말 한마디 없이 떠나면 난 이렇게 힘든데 넌 잘 지내는가 부다 그렇게 원망하고 살아. 좋아 죽겠다는 거 그거. 나도 이제 고양이나 개만큼은 알 것 같아. 그렇다고 너 구효선. 자존심 상하니까 나 끼워 넣지말고 너 혼자 좋아 죽으라구.

그렇게 은조는 효선과 기훈에게 의미를 담아 독설을 내뱉었지만 사실 그 속의 진심은 힘들어하는 은조의 속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은조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기훈은 은조가 있는 술 숙성창고에 와서는 자신도 마음을 뺏겼던 것들과 헤어지는거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데요. 자신도 은조 따위는 간단하다고 말합니다. 기훈의 그런 잔인한 말에 은조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술독을 들고 있던 손의 주먹을 꽉 쥐죠. 그리고 기훈은, 자신은 그렇지만 은조는 아니라며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을 그렇게 죽도록 미워하는 것도, 간단하게 잊었다고 억지쓰는 것도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며 자신을 그냥 없다고 생각하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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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훈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은조를 위해서 얘기한 것이었는데요. 자신 역시 현재 상황상 그런 은조를 안아줄 수 없기에 더욱 잔인하게 말을 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기훈의 말을 들은 은조는 기훈에게 자신은 이 집에 빛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 집에 해끼치는 사람이 있으면 다 죽여버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효선에게 나쁘게 하면 자신의 손에 죽는다고 하죠.

이것은 은조가 이제 기훈은 효선의 남자친구이기에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효선이 기훈을 미칠 듯 좋아하기 때문에, 이미 효선에게서 많은 것을 뺏은 자신은 죄책감에 기훈마저도 뺏어버릴 욕심을 내지는 못하는 자신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성도가를 뺏으러 들어온 기훈은 그것을 은조에게는 절대 얘기할 수 없는 것이죠. 나중에 배신자가 되었을 때 더 큰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기훈과 은조는 둘다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오해 때문에 그리고 서로 자신이 처한 입장 때문에 다가갈 수 없기에, 그런 잔인하고 삐닥한 말들과 태도로 서로를 자극할 뿐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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