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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은 연예계를 파괴시키는 황소개구리일까?

Submitted by skagns on 2010. 7. 15. 08:40


요즘 아이돌이 없는 가요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아이돌들은 가요계를 점령하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예능, 드라마, 영화까지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예능을 제외하고는 특정 인기 아이돌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예전과 달리 소속사에서도 노래 뿐만 아니라 연기를 염두하고 함께 트레이닝을 시키기 때문에 이들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봐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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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조만간 드라마, 영화 등의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아이돌들에 의해 점령되어버릴 듯 한데요. 한 30년 쯤 지난 뒤에는 주연은 아이돌들이, 그리고 조연 및 중년 연기자들 역시 대부분이 아이돌 수명을 다해 연기로 전향한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이 주를 이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점령되어져 가고 있는 예능계  
 
요즘 아이돌들이 넘치는 끼를 예능으로 발산하면서, 예능에서 아이돌들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굳이 노래가 아니더라도 예능 출연을 통해 자신의 그룹을 알리고 인지도를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능에서 망가지는 모습으로 호감을 얻어 인기를 끌 수 있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아이돌들에게 예능 출연은 필수 코스로 자리잡혀 가고 있습니다.

또한 예능국 역시 인기 아이돌이 출연하게 되면, 해당 아이돌의 팬덤에 의해 그 인기를 시청률로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데요. 거기다 아이돌들이 개그맨 못지 않은 끼를 보여주면서, 아이돌들이 주가 되고 개그맨들은 단순히 보조 역할 정도만을 담당하면서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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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 이미 아이돌들로 모두 교체가 되어버린 상태이고, 청춘불패는 아예 기획 자체가 걸그룹을 위한 프로그램이며, 스타킹, 세바퀴, 승승장구, 강심장 등 대부분의 예능에서 아이돌들이 고정으로 자리잡으며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는데요. 점점 갈수록 개그맨이 설 자리는 개그콘서트 같은 정통 개그 프로그램 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드라마 제작사와 가수 소속사 간의 협력  
 
미국에서는 낮에는 평범한 학생, 밤에는 가수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소녀이야기인 한나 몬타나라는 뮤지컬 시트콤을 제작하면서, 미국의 아이돌이라고 할수 있는 마일리 사이러스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것은 시트콤 뿐만 아니라 한나 몬타나 더 무비로 영화까지 제작되면서, 북미에서 흥행 1위를 하기도 하고 1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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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트콤과 영화에서 극중에서 주인공 한나 몬타나가 부르는 노래들 역시 매번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실제 가수인 마일리 사이러스가 주인공 한나 몬타나로서 직접 OST를 모두 소화하기 때문에 앨범 및 음원 수익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으로도 제작되어 출시될만큼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한나 몬타나의 사업적 접근을 롤모델로 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배용준의 키이스트와 박진영의 JYP 엔터테인먼트는 공동 출자 방식으로 드라마 제작사 홀림을 세움으로서, 드라마 드림하이를 기획하고 제작에 들어갈 예정인데요. 드림하이는 연예예술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갈등 속에서 성장해 가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른 드라마로, 이야기 구성상 춤과 노래도 비중있게 담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JYP 소속 아이돌들이 직접 출연하면서 그런 부분을 커버할 듯 한데요. 아이돌 출연의 비중이 얼마나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JYP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스토리 자체도 연예예술학교의 학생들의 이야기인 만큼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SM 엔터테인먼트와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도 협력을 통해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 드라마 역시 드림하이와 마찬가지로 음악이 주제가 되어 제작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도 SM 소속의 아이돌들의 출연이 자연스럽게 예상되는데요.

그렇게 그동안 드라마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이 개인적인 능력과 인기를 바탕으로 캐스팅되고 출연을 해왔다면, 이제 이런 협력을 통해서 소속사가 직접 드라마 제작에 참여를 하면서 소속되어 있는 아이돌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죠.

암튼 아이돌의 연기자 활동 뿐만 아니라 이렇게 소속사들이 직접 나서 제작에 참여하고 지원을 함에 따라, 앞으로 아이돌들의 연기 활성화가 되어가고 아이돌에게 연기 역시 그저 개인적인 능력에 따른 옵션이 아니라 춤, 노래와 마찬가지로 필수 옵션이 되어 갈 듯 한데요. 그렇게 인기를 바탕으로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꿰차면서 연기를 통한 다양한 활동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돌은 연예계를 파괴시키는 황소개구리일까?  
 
연기자도 개그맨도 전문적인 직업입니다. 그런 전문적인 영역이 아이돌 가수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 출연에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데요.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 출연하여 개그맨 못지 않은 끼와 연기자 못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면, 제작사 측에서도 안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아이돌 팬덤에 의해 자연스럽게 홍보도 될 뿐만 아니라 시청률이나 흥행도 보장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캐스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한 사람이 능력이 뛰어나 가수, 연기, 개그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활약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인기에 힘입어 기존 연기자 및 개그맨에 비해 더 큰 혜택을 받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인데요. 그런 못지 않은 활약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런 활동들을 하는 아이돌들이 명품 연기를 보여주거나 못지 않은 수준을 벗어나 감동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렇게 점점 연예계는 전문적인 연기자와 개그맨은 홀대를 받고, 인기도 있고 기본은 하는 아이돌들이 주축이 되면서 그 수준은 정체될 수 밖에 없는 오류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데요. 마치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황소개구리처럼, 아이돌 역시 연예계에서 전문성의 가치 기준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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