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kagns의 맘대로 리뷰

백지영 굿보이가 남성비하? 과대해석이 낳은 어이없는 트집

Submitted by skagns on 2012. 5. 23. 06:22


 

남성연대가 백지영의 굿보이를 대상으로 음원 유통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데요. 현재 남성연대는 지난 21일 백지영의 굿보이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바탕으로 남성을 개에 비유하여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음원 유통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입니다.

 

 

남성연대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에게 대든다는 표현을 '짖어댄다거나', '주인을 문다'는 등의 가사로 묘사하고 있고, 뮤직비디오를 보면 실제 개를 데리고 남성을 말 잘 듣는 개처럼 다룬다는 설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이고 건강한 남성들은 심각한 불쾌감을 느낀다는 것인데요.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굿보이 음원유통 반대 공지 전문을 보면 '당신의 사고방식은 개새끼', '이런 개 같은 노래'라는 문구로 상당히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남성연대 홈페이지 백지영 굿보이 음원유통 가처분 신청 공지전문 보기

 


 

굿보이 남성비하? 어이없는 트집

 

 

먼저 남성연대의 굿보이가 남성을 비하하고 있다는 주장은 과대해석이 낳은 어이없는 트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백지영 굿보이의 가사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남자를 개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이 어린 나쁜 남자와 그에 휘둘린 연상녀의 이야기 속에서 표현된 일부분일 뿐이지, 남성 전체를 개로 비하하여 정의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굿보이는 연하남과 연상녀의 대화형태로 가사말이 쓰여져있고, 실제 무대에서 역시 백지영은 비스트의 용준형과 서로 대화를 나누며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굿보이는 처음부터 남성과 여성 전체의 일반화가 아닌, 단지 한 연상남과 한 연상녀의 러브스토리 속에서 연상녀가 상대방인 연하남을 원망하며 내뱉는 대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죠.

 

 

만약 드라마에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떠나가는 것에 대해서 원망하며, 처음에 꼬실 때는 말도 잘 듣고 간 쓸개 다 내어줄 것처럼 그러더니 이제 상처주고 떠난다고 '이 개만도 못한 놈아' 라고 대사가 나왔다면 어떨까요? 이것 역시 남성을 아니 오히려 개는 커녕 개보다도 못하다고 표현했다며, 남성비하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단지 드라마에서든 이번 백지영의 굿보이 노래에서든 각각의 캐릭터와 상황에 맞추어 대사와 가사말이 나온 것일 뿐, 그것이 남성과 여성의 전체로 확대해석하여 일반화 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남성연대에서는 백지영의 굿보이 노래를 들으며, 정상적이고 건강한 남성들은 심각한 불쾌감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정상적이고 건강한 남성들이라면 당연히 그러한 상황에 놓여보지도 여자에게 그런 말을 들어보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당연히 자신이 그 가사 속의 남자로 대입되지 않을 것이고 불쾌감을 느낄 이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백지영의 굿보이를 듣고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가사 속에 등장하는 나쁜 남자에 감정이입이 되어 마치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만 같아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를 늑대라 부르는 남성연대, 그럼 그것도 남성비하?

 

 

저는 개인적으로 남성연대를 처음 알게되어서 찾아보다보니 이번 논란과 더불어 황당한 것들이 눈에 띕니다. 남성연대 홈페이지를 보면 남성을 공식적으로 늑대로 표현한 것이 곳곳에 있더군요. 아예 정관에서도 제 3장 기구의 제 1절 총회의 또 다른 이름을 '푸른늑대회'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늑대도 개과이지요.

 

 

흔히들 남성은 엉큼하고 밝힌다고 짐승, 늑대라 하고, 여성은 내숭 떨면서 약삭빠르게 실속을 챙긴다 하여 여우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남성이 짐승, 늑대는 아니고, 모든 여성이 여우가 아닙니다. 또한 늑대, 여우라는 표현이 결코 좋은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남성을 늑대로, 여성을 여우로 부른다고 해서 우리는 그것을 남성비하라든지 여성비하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남성연대 역시 자랑스럽게(?) 자신들을 스스로 늑대라 부르고 있구요.

 

굿보이에서는 단지 한 상황에서의 대사같은 가사말일 뿐이지만, 남성연대에서는 아예 남성 전체를 늑대로 규정짓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줍니다. 오히려 굳이 비하라는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이 남성을 짐승으로 늑대로 정의하면서 스스로를 비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일단 이번 논란 제기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거부감이 덜 하다하여 좋은 의미의 비유도 아닌 것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며 남성을 대표하여 남성을 위하는 듯 활동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그렇게 남성연대가 단순히 정부지원을 받는 여성부와 일부 과도한 페미니스트에 반한 피해의식으로 생겨난 단체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앞으로 단체를 내세워 활동을 할 때는 좀더 명분이 있고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블로거에게 추천과 댓글이 그 어떤 것보다도 값지고, 포스팅을 작성하는데 있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구독도 한번 해보세요. 지금 이 글이 맘에 들지 않아도 언젠가 한번 맘에 드는 글이 있지 않겠습니까? ㅎㅎ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구독+하는 센스도 잊지마시구요!


Tags :

, 댓글 목록 열기 or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