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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운명이란 이름의 안타까움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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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동이를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요. 한가지는 동이가 숙종에게 승은을 받는 것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이고, 한가지는 장옥정과 동이가 어떻게 갈라지게 될 것인가 였습니다.

역사에서는 복순(숙빈최씨)이 숙종에게 승은을 받는 것은 쫓겨난 인현왕후를 위해 기도하던 복순을 숙종이 우연히 발견하고 만리장성(?)을 쌓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즉, 숙종과 복순이 만난 것은 1689년 기사환국 이후인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동이에서는 1683년 장옥정의 재입궐 당시에 이미 숙종과 동이는 달밤의 탐정놀이(?)를 하게 되죠.

그러다보니 나중에 숙종이 신하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동이를 어떻게 후궁으로 들이게 될 것인가 상당히 궁금해지더군요. 더불어 역사에서는 하룻밤 승은을 통하게 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런 것이 없이 어떤 명분으로 동이를 후궁으로 들이고, 또한 그것이 어떠한 정치적 노림수없이 단순히 동이에 대한 사랑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궁금했습니다.

일단 이것은 좀더 이야기가 전개되어봐야 알 수 있겠지요. 반면 제가 또 궁금했던 장옥정과 동이가 어떻게 갈라지게 될 것인가는 10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표면적으로 진행된 내용을 보면, 동이는 음변으로 곤란을 겪던 장옥정을 도와주기도 하고 장옥정의 심부름을 한 것으로 곤욕을 치르지만 끝까지 실토하지 않고 함구하는 의리(? 충심?)을 보여주죠. 거기에 장옥정은 자신을 위해주는 사람을 윗사람으로서 어떻게 다스리고 믿음을 주어야 하는지를 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몸소 실천함으로서 동이는 무한감동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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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동이로 하여금 장옥정에 대한 절대충성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중전 시해 누명을 쓰자 동이는 자신의 안위는 걱정하지 않은 채 장옥정의 누명을 벗기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결국 또 한번 장옥정을 위기에서 구해내게 되죠. 그렇게 동이는 이미 장옥정의 사람이 되어 있었고 장옥정의 총애를 받게 되는데, 도대체 나중에 작가는 어떻게 인현왕후 밑으로 동이를 배치하여 인현왕후 쪽 사람으로 만들게 될지가 저는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그것은 역사에서도, 그것을 기반으로하는 드라마 동이에서도 동시대의 천을귀인상인 장옥정과 동이의 운명적인 대립을 그리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것이었는데요. 10회를 보고나니 그것은 장옥정과 동이의 자의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남인과 서인의 술수와 암투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갈라짐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옥정과 동이는 그 누구보다 서로 통하고 마음이 맞았지만 주위에서 함께 할 수 없게 만드는 안타까움인 것이죠.

이번 10회에서는 장옥정이 동이를 구하기 위해 자진해서 감찰부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게 되는데요. 덕분에 동이는 풀려나지만, 명성대비 쪽 서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전 시해 누명을 씌우게 됩니다. 이를 알게된 동이는 장옥정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살해당한 의원의 검시를 통해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게 되죠. 하지만 오태석은 장옥정을 구해내기 위해 죄를 동이에게 뒤짚어 씌워 장옥정을 구해내려 합니다. 오윤은 사람을 시켜 동이를 잡으려 하지만, 그 순간 숙종이 나타나 동이를 구해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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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장옥정은 동이를 누구보다도 아끼고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반면, 주위 남인들에게 동이는 그저 한낱 노비에 불과한 소모품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장옥정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동이를 이용하고 버리려하죠.

게다가 이번 중전 시해 사건 역시 장옥정의 실수가 아닌 그 어머니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인해 벌어져 곤욕을 치르게 되었는데, 이제 11회부터 가문에서도 통제가 되지 않는 난봉꾼 장희재가 등장함에 따라 장옥정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억울한 위기를 겪게 될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듭니다. 그런 가운데 동이는 이번에는 숙종의 출연으로 무사히 넘어갔지만, 오태석 장희재 등의 장옥정 주위 남인들로 인해 장옥정의 위기를 타계할 해결책으로 쓰고 버릴 소모품으로 선택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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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이는 계속해서 위기를 겪게 되고, 평소 사태를 관망하며 동이를 눈여겨보고 있던 인현왕후가 동이를 거둬들임으로서 동이를 구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9회부터 중간중간에 인현왕후 쪽 궁녀가 인현왕후에게 장옥정에 대한 것을 보고하는 모습들이 간간히 보여졌는데요. 물론 이것이 중전의 탕약에 독이 들어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인현왕후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동이가 결국에 장옥정을 주시하면서 사태를 지켜보던 인현왕후 눈에 들어 관심을 가지고, 나중에 위기에서 도와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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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장옥정과 동이는 운명처럼 만나고 운명처럼 서로 이끌리지만 결국엔 운명이란 이름으로 갈라서게 되면서, 그 둘을 바라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가지게 만드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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