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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사랑에 의한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는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1. 4. 16:13


즐거운 나의 집은 은필(김갑수)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가운데, 매회 새로운 주제로 '사랑과 전쟁'에 대한 부부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매회 이혼을 해도 몇 번을 했을 법한 위기의 부부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1화가 캐릭터 설정과 함께 과거 현재를 넘나드는 스토리의 틀을 맞추는데 주력했다면, 2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랑과 전쟁'에 대한 부부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2화의 주제는 "여자와 외박한 남편, 믿어야 하나?"라는 것이었는데요. 이번 3화에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통해 '사랑'과 '전쟁'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과 전쟁> 사랑의 크기만큼이나 비례하는 피해의식  

속된 말로 "상대방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더 힘들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상대방을 이만큼이나 사랑하면서 더 잘해주고 싶고 내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은데, 상대방은 자신의 마음과 같지 않다보니 자꾸만 섭섭해지고 또한 그만큼 자꾸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섭섭함이 쌓이다보면 주는 것만큼 받지 못하는 데에 따른 피해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하는데요. 귀엽게는 항상 자신이 먼저 전화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에서부터, 극단적으로는 바람피는 상대에게 맞바람으로 응수하는 것 등, 사람들은 그러한 잠재되어 있는 피해의식에 대해서 보상받으려 합니다.

우리는 그런 피해의식을 보통 자존심으로 표현하는데요. 사랑을 하다보면 항상 그런 자존심 싸움이나 밀당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 하고 상대방의 변심에 대해서 조바심을 내게 됩니다. 이것은 상처를 받고 싶지 않고 힘들고 싶지 않은 자기방어적 본능에서 비롯된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내가 아팠던 만큼 당신도 아파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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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에서 진서는 그런 피해의식의 극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결코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을 하게되고, 그것은 결국 또 다른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리고 점점 그것은 배신감에 대한 믿음의 문제로 커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죠.

사랑으로 받은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습니다. 단지 그 아픔을 잊어버릴 뿐이지요. 하지만 한번씩 그 잊어버렸던 기억이 떠오르는 계기가 생길 때면, 다시 그 아픔을 떠올리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진서 역시 예전에 한번 바람을 피웠던 상현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다정하게 잘 지내가다고 지금 자신에게 하는 행동을 예전 바람피웠던 그 여자에게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면 순간 돌아버리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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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랑의 크기로만 피해의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의 방법의 차이나 오해 등의 다른 이유들로 피해의식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지요. 아무튼 사랑을 하면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행복은 만족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크기만큼 커져가는 피해의식을 상쇄시키는 것이 바로 만족감입니다. 하지만 만족이라는 것은 지극히 상대적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어려운 것이겠지요.


  미스터리> 하나씩 추가되는 단서들  

은필의 장례식장에 왔던 빨간 모자의 여자는 바로 은필의 전처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동안 정신병원에서 지내다 도망을 쳤고, 현재는 윤희가 숨겨주고 있지요.

또한 은필이 사고난 현장을 분석한 전문가는 은필의 사고가 단순히 주행 중 실수에 의한 추락사가 아니라는 증거와 의견을 내어놓는데요. 자동차 바닥의 긁힌 자국이나 낭떠러지에 눌린 자국 등은 주행 중이라면 결코 생길 수가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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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은필의 죽음에 대한 이유는 두가지로 좁혀집니다. 한가지는 바로 은필이 스스로 자살을 했을 경우이고, 또 한가지는 이미 죽어있던 혹은 정신을 잃고 있던 은필을 운전대에 앉혀놓고 차를 밀어 낭떠러지로 떨어뜨렸을 경우입니다.

윤희는 은필이 자살을 했을 것이라 주장하고, 은필의 누나는 윤희와 당시 초대된 제 3의 인물이 은필을 죽이고 낭떠러지로 떨어뜨린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윤희로서는 사건 당시 은필과 몸싸움을 벌이다 병으로 내려쳐 은필이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괜히 찔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그 제 3의 인물이 누구인지 밝혀져야 은필의 죽음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저는 제 3의 인물을 은필의 전처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전처가 앓고 있다는 정신병은 자신의 의중을 숨기기 위한 쇼일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낚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첫회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상현과 진서의 스킨쉽과 함께, 가장 먼저 은필 죽음에 대한 용의선상에서 상현을 뺄 수 밖에 없도록 전개된 스토리가 웬지 의도적으로 연출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그렇게 시간의 조각들을 착각하도록 연출하여 상현을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키고, 나중에 상현임이 들어날 때 시청자가 맞는 그 뒷통수는 짜릿할 수 밖에 없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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