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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이승기 개념발언에 감동받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2. 13. 08:47


1박2일 광역시 투어 2탄이 방영되었습니다. 이날 방영분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역시 부산에서 이대호 선수를 즉석에서 직접 섭외하여, 야구 명사 특집을 이어간 이승기였는데요. 그렇게 이승기와 이대호의 만남이 눈에 띄긴 했지만, 그에 앞서 저는 이승기가 성공한 미션 역시 참 감명깊었던 것 같습니다.


  변해가는 시대에 그립고 안타까운 아날로그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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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구경을 마치고 즉석에서 이대호 선수까지 섭외를 하게 된 이승기에게 주어진 미션은 '보수동 책골목에서 헌책사오기' 였습니다. '현진건의 단편집 초판', '어린왕자', 그리고 '공포의 외인 구단 1권'을 모두 구입을 해야 미션을 성공할 수 있었는데요.

이승기는 이대호 선수의 즉석 섭외로 만나러 갈 생각에 들떠있던 터에, 갑자기 주어진 미션이라 마음이 급합니다. 김종민은 무슨 미션을 했는지 물어볼 생각도 못했을만큼, 이승기의 머리 속에는 이대호 선수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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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네비게이션 사용금지 때문에 길을 찾는데 보수동 책골목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운전기사는 무심코 네비게이션을 사용하려 했다가, 담당 PD에게 지적을 당하기도 합니다. 운전기사는 제작진이 융통성이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자신이 직접 당하니까 미치도록 답답하다고 일침을 놓기도 하는데요. 이 운전기사는 장흥의 식도락 여행의 기상미션 때, 영문도 모르고 얼떨결에 제주도까지 가게 되었던 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이승기는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드디어 보수동 책골목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승기는 아날로그적인 향수가 묻어나는 풍경에 감탄하게 됩니다. 정말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에 헌책방이 하나씩은 있어서, 부모님이 주신 돈 절약(?)해서 헌책을 구입하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당시 새책으로는 구하기 힘든 책들은 헌책방에 가서 찾아보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잡지 같은 것도 평소 비싸서 못 사서 보다가, 한두달 지나면 헌책방을 가서 구입해 보던 기억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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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본격적인 미션 수행을 위해 헌책방을 들어가 책을 구입하는데요. 구입할 목록을 보여주며 주인이 책을 찾아보는 사이에 이승기는 특이하고 이상한 책 코너에서 '여자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발견하고 신기해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처음 찾아간 헌책방에서는 다른 책들은 발견하지 못하고, '어린왕자'만 구입하게 되는데요. 오래된 책이라 저자가 '쌩떽쥐뻬리'라고 적혀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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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주인은 요즘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다보니 새 책방들이 망해서 걱정이라고 하는데요. 새책을 사람들이 많이 사줘야지 그 책들이 나중에 헌책이 되기 때문에, 새책이 살아야 헌책도 살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는 사람들의 독서량 때문에, 유명 대형 서점마저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새책이든 헌책이든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헌책방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니,  저 역시 요즘 책을 등한시 한 것이 상당히 찔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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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러고 보면 언젠가 부터 책을 읽는 것이 소홀해졌는데요. 어릴 때만 해도 취미가 독서라고 적을만큼 책 읽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에는 한달에 한두권 읽을 때도 많지 않아 참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 뿐만이 아니라 요즘 확실히 사람들의 독서량이 줄었다고 느끼는 것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인데요. 버스나 지하철 풍경 역시 예전에는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책을 읽는 사람들을 꽤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이 휴대폰으로 게임과 DMB를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은 정보를 얻는 것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양식이라고도 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해지기도 합니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영상으로 볼 때와 책으로 읽을 때와는 또 그 느낌이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요즘 웬만한 정보는 모두 인터넷을 통해서 얻게 됨에 따라, 책의 존재 자체가 등한시 되어가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이승기의 개념발언, 그 마음씀씀이에 감동받다  

나머지 미션 책 중에서 '공포의 외인구단 1권'을 구하기 위해, 이승기는 만화책이 많은 헌책방을 찾아갑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어릴 때 참 재밌게 봤던 만화책인데요. 제가 이현세 만화가 작품을 찾아보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TV에서 만화로 드라마로 제작도 될만큼 인기가 있었던 작품인데요. 예전에는 주인공 까치 역에 최재성이 연기를 하기도 했고, 작년 리메이크작인 2009 외인구단을 통해서는 윤태영이 까치 역을 맡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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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용비불패를 들고 열혈강호를 찾는 이승기를 보니 참 감회가 새로웠는데요. 대학생 때 만화방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을만큼, 저 역시 만화책을 참 많이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또 어릴 때는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을 1편부터 완결까지 모우기도 했다가, 나중에 헌책방에 모두 팔아 용돈으로 쓰기도 했는데요. 이번 헌책방 미션은 참 그런 어린 시절 추억을 많이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승기는 마지막 미션 책인 현진건 작품집 초판을 구하러 다녀보지만, 그 책은 해방 전에 발간된 책으로 웬만한 헌책방들 사이에서도 구하기가 어렵기만 한데요. 그러다 마침 한곳의 헌책방에서 그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200년이 된 자수본에 40-50년이 된 책들이 30만권 이상이나 될만큼 방대한 규모의 헌책방이었는데요. 정말 살아있는 문학 박물관이라고 생각이 될만큼,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던 수많은 오래된 책들이 즐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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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어린왕자', '공포의 외인구단 1권'을 구입하고, 이제 '현진권 작품집 초판'까지 발견함으로서 구입만 하면 이승기의 미션은 성공이었는데요. 이 때 이승기는 제작진에게 한가지 제안을 합니다.

"사실 저희가 단순히 이 책을 미션으로 사가기에는, 정말로 필요로 하는 분들께서 사실 가지고 있어야 할 귀중한 책이기 때문에, 감독님, 그러면 이것을 인증만으로도 저에게 인정을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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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승기의 개념발언에 제작진 역시 융통성을 발휘해서 인증만으로 미션 성공을 인정해줍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소장가치가 있는 고서였기에 가격 역시 상당하고 그런 책은 함부로 사고팔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하지만 이승기의 이런 마음 씀씀이가 역시 이승기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이승기는 이후 이대호와의 만남에서도 물로 건배한 뒤 고개를 돌리고 마실만큼, 상당히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렇게 사람들이 이승기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훈남이라서가 아니라, 이런 개념이 꽉 찬 진국같은 모습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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