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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예대상 조작설, 무한도전 폐지 수순 밟나?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2. 31. 12:02


30일 하루 MBC 연예대상의 베스트 프로그램 조작설이 제기되면서, MBC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베스트 프로그램상의 최종 결과는 무한도전 56,963명, 세바퀴 57,455명으로, 단 492명 차이로 세바퀴가 받았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인터넷 투표가 이루어진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C로그에서는 무한도전 115,594명, 세바퀴는 4,231명이 공감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MBC 예능국 안우정 국장은 이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이미 투표 전 홈페이지에 공지했듯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하고 중복투표를 제외해 이런 결과가 난 것 같다. 일부 네티즌이 제기하듯 표를 조작하려고 한다면 굳이 네티즌 투표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내부회의로만 상을 수여했을 것이다. 세바퀴와 무한도전 모두 자랑스러운 MBC프로그램인데 조작을 해 상을 수여할 이유가 전혀 없다. 네티즌 투표는 온라인활동에 적극적인 10~20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때문에 고령층의 의사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온라인 투표상의 가중치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다. 또한 연령별 가중치의 정확한 비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

안국장의 해명에 의하면 두가지 방법으로 4,231명의 공감을 얻은 세바퀴가 115,594명의 공감을 얻은 무한도전을 제치고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한가지가 연령별 가중치 부여이고, 또 한가지가 중복투표 제외입니다.


  가산점은 더해지는 것이지 빼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먼저 연령별 가중치 부여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일단 MBC 연예대상 투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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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점이란 말 그대로 '더해지는 점수'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번 베스트 프로그램상은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최종 결과는 세바퀴가 57,455명으로 집계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세바퀴가 받은 4,231명의 투표가 가산점이 부여되어 57,455명으로, 1명당 평균 14명(반올림)의 투표수로 계산을 했다는 것인데요.

세상 어디에서도 공정성을 위해 1명이 14명분의 투표 가치를 지닌다는 논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하면 2배수 이내에서 적용하기 마련인데요. 또한 그것이 백분율이나 점수로 환산된 것도 아니고 투표를 한 사람수로 집계를 하는 방식에서, 1명의 투표가 14명의 투표로 둔갑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리고 공지에는 분명 취약 연령층에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했습니다. 즉 더해졌다는 것인데요. 감산점을 부여한다는 말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세바퀴가 가산점의 혜택을 많이 본 것이라면 그 가산점은 실제 투표수인 4,231명으로 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무한도전 역시 실제 투표수인 115,594명에서 부터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의 6만여명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투표자를 조작자로 매도하고 책임회피하나?  

MBC는 사라진 6만명을 설명하기 위해 '중복투표 제외'를 그 이유로 내세운 듯 합니다. 일단 싸이월드 에서 공감을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즉 1개의 아이디 당 1번의 투표가 가능하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중복투표를 제외했다는 말은 투표자가 여러 개의 아이디를 가지고 조작을 했다는 말입니다.

물론 어떤 열혈 시청자가 자신의 것이 아닌 아이디를 가지고 투표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한도전 전체 투표수의 절반이 넘는 6만여명에 달한다는 것은 정말 믿기 힘든데요. 1부 중간 결과에서는 무한도전 27,128명, 세바퀴 28,361명으로, 이미 최종 결과의 절반 정도의 집계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간 집계에서부터 세바퀴의 득표수가 이미 무한도전을 1,000명도 안되는 투표수로 근소하게 앞서나가고 있었고, 남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그동안 투표에 참여한 사람과 비슷한 투표수로 수만명의 투표가 이루어졌다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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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시간동안 몇몇 열혈 시청자가 수만명의 아이디를 가지고 조작을 했다고 보기는 시간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그렇다면 무한도전 대부분의 투표자가 단합을 해서 조직적으로 투표를 조작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데요. 아무리 무한도전 시청자들이 매니아들이 많다고 하지만, 수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투표수를 조작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한다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일일까요?

그리고 한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중복투표를 제외시켰냐는 것입니다. 해당 투표는 실시간으로 계속 참여가 이루어지면서 방송 내내 투표를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그 결과는 투표마감과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상 중복투표 역시 실시간으로 제외를 시키고 있었다는 말인데요.

일단 동일 아이디로 두번의 공감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동일 아이피에서 두번 이상의 공감을 모두 제외시켰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1가구 1투표도 아니고 가족이 밤에 시청을 하면서 투표에 참여할 경우, 한대의 컴퓨터로 한개의 아이피를 통해서 각자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투표를 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이것을 모두 중복투표로 제외시켰다는 말인데요. 이것은 말도 되지 않는 투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공정하기 위해 나이가 많은 부모 세대의 취약계층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취지에도 반하는 시스템이지요.

만약 MBC의 중복투표 제외가 사실이라면,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투표는 수만명이 단합을 한 조직적인 조작행위이고, 투표 시스템은 가족단위 투표 참여 따위는 모두 배제시킨 황당한 집계 방식입니다. MBC는 이렇게 자신이 조작혐의를 벗기 위해 투표자들을 조작자로 매도하고 있는데요. 6만여명의 투표수 조작이라니 정말 기가 찰 뿐입니다.


  무한도전 폐지 수순 밟나?  

그렇다면 도대체 MBC는 왜 그랬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6만여명의 표를 무시할 정도로 무리를 해서 투표수를 조작하지 않습니다. 실수로? 재미로? 절대 그랬을리는 없으니깐요.

일단 무한도전 시청자들 압도적인 투표로 나머지 프로그램과의 격차는 상당히 벌어져있었습니다. 하지만 MBC는 중간집계에서부터 수치를 바꿔 넣었고, 이때부터 이미 세바퀴는 무한도전을 앞서나가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세바퀴를 베스트 프로그램상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 의심되는데요. 이것은 반대로 이야기하면 무한도전이 압도적인 인기 속에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받는 것을 MBC에서 일부러 막았다는 소리입니다.

또한 투표 방식부터가 취약계층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것은 10대에서 30대가 열광하는 프로그램보다는 40대와 50대가 함께 보는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밀어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MBC가 세바퀴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기 위한 투표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무한도전은 그동안 재미와 함께 사회적인 풍자로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며, MBC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인기만큼이나 시사적인 풍자를 할 때면 정치적인 외압이나 견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받기도 했는데요.

MBC로서도 그런 외압에 대해 부담스러운 입장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시청률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역시 무한도전은 MBC에게 있어 계륵과 같은 존재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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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요즘 무한도전은 시청율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무한도전을 까는 기사들이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세바퀴가 늦은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더 잘 나오고 있는데요. KBC의 1박2일의 경우 전 세대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MBC는 젊은 층의 편중된 지지 속에서 시청률에 크게 도움이 안되고 외압이나 들어오는 무한도전 보다는 상대적으로 시청률에 도움이 되는 높은 연령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세바퀴가 예뻐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MBC로서는 부담되는 무한도전 폐지 명분을 가지기에 더할나위 없는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갑작스레 무한도전을 폐지하기는 그 매니아층이 너무도 굳건합니다. 시청률과는 달리 MBC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무한도전이기에, MBC는 그 매니아층을 고립시키고 대세는 세바퀴임을 증명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MBC 안국장의 해명대로 처음부터 세바퀴에게 상을 수여하기 위함이었다면, 굳이 시청자 투표제로 진행할 필요없이 내부회의로만 상을 수여하려 했겠지요. 그런데 왜 굳이 시청자 투표를 통해 네티즌이 뽑은 베스트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것일까요? 게다가 취약계층에 대해 가산점을 주겠다면서까지 상대적으로 40-50대의 참여도가 저조할 수 밖에 없는 인터넷의 방식으로 진행을 한 것일까요?

뭐 싸이월드의 후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네티즌의 선택이 세바퀴임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반대로 무한도전의 인기는 일부 열혈 매니아들에 의한 것일 뿐, 표면적으로 무한도전의 인기가 많아보여도 실질적으로는 세바퀴가 더 인기가 있다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은 차후 무한도전 폐지 명분에 적극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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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무한도전이 받게 된다면, MBC 예능 중에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기에 폐지의 명분은 사라지게 됩니다. 앞으로도 정치적 외압에 굴복했다는 굴욕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MBC 예능 중에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무한도전을 폐지하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조작여부를 떠나 이미 세바퀴의 인기가 무한도전의 인기보다 많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물론 인정할 수는 없지만 말이죠.

아무튼 무한도전이 폐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청률부터 다시 끌어올려야 합니다. 아무리 MBC가 무한도전의 폐지에 혈안이 되어 있어도 시청률을 조작하지는 않을테니깐요. 김태호 PD도 내년에는 장기 프로젝트보다는 1회 분량에 초점을 맞추고, 공익보다는 재미를 좀 더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에는 정말 다시 무한도전이 세바퀴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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