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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비담의 카리스마도 매력도 사라지다

Submitted by skagns on 2009. 10. 2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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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에서 언제부터인가 비담의 캐릭터가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후 미실의 죽음과 상대등이 된 이후 비담의 난까지 다시 한번 비담이 주가 되는 전개가 남아있지만 현재까지 궁에 들어온 이후로는 전혀 그 캐릭터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그것이 캐릭터 탓인지 김남길의 연기 탓인지 모를 정도로 비담이 어색해져 버렸죠.

사실 비담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한 캐릭터입니다. 야생마 같은 거침과 천진난만한 순수함, 동시에 이면에 숨겨진 치밀하고 계산적인 머리,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잔인성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어려운 캐릭터죠. 하지만 어려운 만큼이나 매력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초기 비담 김남길이 나왔을 때는 허름한 누더기를 입고 바보 같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돌변하여 보여주는 잔인한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열광하며 비담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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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담이 궁에 들어오면서부터 병풍 캐릭터가 되어버렸는데요. 아마도 문노의 죽음 이후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문노의 예언을 지키고자 화랑이 되겠다고 머리띠 맨 모습부터가 영 어색했었는데요. 진지한 모습도 아니고 그렇다고 처음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친 야생마의 모습도 아니어서 도대체 왜 궁에 들어온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한 모습이었습니다. 캐릭터 전개상으로 속에 큰 뜻을 품고 있다고 대사 한두번 나오지만 그것이 실제 스토리에서 드러나지 않고 도무지 뭐하러 궁에 남아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비담은 말년에 상대등의 위치에 오를 정도로 궁내에서 인정받고 강력한 세를 구축한 인물인데요. 지금 전개되는 모습에서 보여지는 비담은 전혀 그렇게 될 거라고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포스터에서 보여졌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아마도 단순히 '몇 년 뒤'이러면서 갑자기 변한 모습으로 나타나 폼을 잡지 않을까 싶은데요. 순수함과 잔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비담이라는 캐릭터가 궁에서 아무도 모르게 속에 칼을 품고 치밀한 전략으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기대한 저로써는 정말 아쉽습니다. 마치 흥선대원군이 바보인 척하다가 카리스마 넘치는 정치를 하는 과정처럼 비담에게 역시 그런 궁 내에서 달라져가는 모습을 기대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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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덕만을 향한 마음 역시 잘 드러나지 않고, 자신을 버린 미실에 대한 마음 역시 한두번 잠깐씩 보여짐에 따라 비담이 미실에 품은 원망과 그리움에 대한 것이 감정 이입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그냥 스토리 전개상 비담은 그렇다는 것을 알고만 있을 뿐이죠. 그러다 보니 비담이라는 캐릭터가 요즘은 전혀 돋보이지도 않고 어색하기만 한데요. 스토리상 비담의 최대 혼란기라고 하나 그것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으면서 비담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카리스마도 매력도 모두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방정을 떨어야 할지 진지하게 해야할 지 작가 역시 난감해하는 것처럼 요즘 스토리 속의 비담을 보면 답답하기만 한데요. 각종 기사들을 통해서 지금은 비담의 혼란기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 혼란기가 드라마 상에서 보여져야 하는데 마치 그런 기사 등을 통해 비담이라는 캐릭터가 강제로 주입이 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작가가 벌려놓은 캐릭터와 전개를 갈무리 하지 못해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마저도 들구요.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얘기가 또 필요하겠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선덕여왕 홈페이지에는 등장인물로 의자왕, 계백, 연개소문, 백탄까지도 나오는데요. 지금 전개되는 것을 보면 아직 선덕여왕이 등극하지도 못한 시점에서 비담의 난을 거쳐, 진덕여왕, 태종무열왕까지 이어져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키는 장면까지는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작가가 과연 구상하데로 전개가 되고 있는 것인지...)

저는 비담이 문노의 죽음 이후로 진지한 모습으로 돌변하여 선덕여왕의 참모 역할로 나왔으면 어떴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야망을 숨기고 발톱을 감춘 채 뒤로 공작을 펴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암튼 이제 미실의 죽음이 예고된 상황에서 비담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크게 부각이 될텐데요. 이미 빛을 많이 잃어버린 비담의 캐릭터가 다시 한번 그 카리스마와 매력을 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비밀병기라 하던 비담에 열광했던 그 시청자들을 다시 매료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보여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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