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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Submitted by skagns on 2009. 11. 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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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현철씨가 어설프게 미는 유행어 중에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항상 지나고 나면 내가 이럴 때 이랬으면 지금 이렇지는 않았을텐데 하고 후회를 많이 합니다. 지나온 역사 역시 그런 역사의 한 가운데에 있던 인물들이 시간을 되돌려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가 아는 역사는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정변을 일으키고 진평왕을 감금한 뒤 빼돌린 옥쇄를 찾아 위국령을 선포하게 되는데요. 위국령을 선포하기 앞서 진평왕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진평왕은 왜 이제와서 이러느냐고 반문을 합니다. 여기서 미실은 그 여왕이라는 꿈이 가장 탐이 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정말 진평왕의 말처럼 미실이 그런 마음을 진작에 품었더라면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시간을 되돌려 미실의 꿈이 왕후에서 여왕으로 진작에 바뀌었다면 어땠을까요?

미실은 진흥왕을 독살시키고 금륜태자를 진지왕으로 옹립하여 왕후가 되려하는데요. 관계를 맺고 비담까지 낳았지만 진지왕은 초기 얘기와는 달리 이런저런 핑계로 미실을 왕후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미실은 비담을 버리기까지 하며 진지왕을 폐위시킬 맘을 먹게 되는데요. 진흥왕의 유서를 내세워 화랑들과 함께 낭장결의를 하며 진지왕을 페위시키고 진평왕을 옹립하게 됩니다. 그 뒤 마야부인이 사라진틈을 타 진평왕의 왕후가 되려고 하는데요. 화백회의를 거쳐 진평왕의 왕후로 결정되려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마야부인으로 인해 미실은 또 다시 왕후가 되지 못하게 됩니다.

그 뒤 마야부인이 쌍음을 품었다는 것을 눈치챈 미실은 쌍음을 품게되면 성골 남자들의 씨가 마른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마야부인을 페하고 자신이 다시 왕후가 되려고 하는데요. 진평왕이 소화를 시켜 덕만을 몰래 빼돌림에 따라 그 세번째 시도마저 무산이 되고 맙니다. 이 이후로 미실은 왕후의 꿈을 접은 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수동적인 태도로 바뀌게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바로 이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려 수동적인 태도로 변한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내가 왕이 되고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미실이 그 때 진평왕을 페위하고 직접 왕이 되었다면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여기서부터는 모두 상상 속의 이야기로 그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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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실이 진평왕을 페위하고 자신이 여왕이 됨에 따라 진평왕과 마야부인, 천명공주는 궁궐 밖으로 내쳐지거나 후환을 없애기 위해 죽임을 당하겠지요. 소화와 도망간 덕만은 기존의 이야기 대로 다시 한번 문노와 비담에게서 도망을 쳐서 사막에서 지내게 될 것입니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떠돌던 칠숙을 사막에서 만나게 되고 도망을 치다가 칠숙과 소화는 사막의 폭풍에 의해 묻히고 덕만은 신라로 문노를 찾아 오게 됩니다. 여기서 죽방과 고도를 만나게 되고 사기를 당해 가야 유민들이 숨어 정착한 곳에 잡혀들어가게 되겠지요. 덕만의 살고자 하는 의지에 감동한 우두머리 설지는 덕만을 풀어주고 덕만은 유신에게 잡혀 곤란을 겪고 있는 죽방과 고도를 구해내고 유신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논쟁을 펼칩니다. 죽방을 뒤졌으나 증거를 찾지 못한 유신은 난감해하고 결국 그 자리를 물러나게 됩니다. 유신과 덕만의 첫만남이 이루어졌으나 아마도 둘의 관계는 여기서가 끝이었겠지요. 유신은 시골 낭도로써 평생을 보내며 역사 속에서 사라져갔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덕만은 죽방과 고도를 데리고 문노를 찾아 떠나게 되고, 그렇게 세월이 지나 한 마을에서 전염병을 고쳐주며 지내고 있는 문노와 비담을 찾게 됩니다. 문노는 덕만이 페위 당한 진평왕의 딸임을 눈치채고 비담과 혼인을 시킨 뒤 이 둘을 내세워 미실여왕에 반기를 들고 화량들을 앞세워 거병을 하게 됩니다. 평소 미실여왕의 독재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소 귀족들이 덕만과 비담의 편에 서게 되고 주진공까지 설득함에 따라 전세가 역전되어 궁궐을 장악하게 됩니다. 미실여왕은 설원과 함께 도망을 가다가 쫓아오는 비담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고 비담은 궁궐을 장악한 채 덕만을 왕후로 세우며 자신은 왕이 되게 됩니다. 뒤늦게 찾아온 칠숙과 소화는 미실여왕이 이미 목숨을 읽었음을 알고 계림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 살림을 차리게 되겠지요.

완전 제 맘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봤는데요. 미실이 안타까워 미실이 여왕이 되는 스토리를 생각해봤는데 결국 데스티네이션처럼 미실의 패배와 덕만의 승리로 되돌아와버렸습니다. 암튼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덕만과 유신의 사랑도, 덕만과 비담의 사랑도, 칠숙과 소화의 사랑도, 죽방과 소화의 사랑도, 미실과 비담의 모자 관계도 모두 해피엔딩으로 만들어 주고 싶은데요. 결국 모든 것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그것이 더욱 더 안타깝게 여겨지고 아름답고 찡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선덕여왕은 안타까운 미실의 죽음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텐데요. 미실의 죽음 이후에도 덕만의 여왕으로써의 즉위, 비담의 난 등 흥미로운 스토리들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미실의 카리스마에 열광하며 봐오던 선덕여왕에 미실이 빠진다는 것이 정말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암튼 선덕여왕은 얼마남지 않은 분량에 어디까지 그려질지 모르겠지만 남은 스토리에서 비담의 카리스마가 살아나지 않는한 미실의 공백은 커보일 수 밖에 없을 듯 한데요. 과연 남은 분량에서도 시청자들을 열광시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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