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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공감하기 힘든 급변하는 캐릭터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3. 3. 06:13

  공감하기 힘든 급변하는 캐릭터들  

하이킥이 종영을 앞두고 점점 캐릭터들이 급변(?)하고 있는데요. 갈수록 캐릭터와 스토리, 연출에 대해서 공감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해리의 버릇없는 절대 포스가 자옥의 한옥 병영체험으로 예의바른 아이로 거듭나고, 갑자기 신세경의 발등에 화상을 입게하자 자신의 저금통을 털어 병원가라고 하질 않나.

정보석과 이현경에게 갑자기 애가 생기고,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 정보석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현 시대의 힘들어하는 아버지상을 체인점 계약금 사기에 이은 자살소동으로 그려내질 않나.

만인의 연인으로 하이킥 속 연예인 같은 존재였던 줄리엔은 갑자기 신세경을 그동안 짝사랑했다고 하질 않나... 등등

지정준세 러브라인에 집중하면서 모든 캐릭터들의 변화에 대한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처럼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인데요. 러브라인이 디테일하게 그려지면서 그 섬세함에 탄복하고 많은 공감을 했던 만큼, 요즘 들어 종영을 앞두고 어설프게 급변하는 캐릭터들과 연출은 참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번 지붕 뚫고 하이킥 113회에서도 그런 모습들이 보여지는데요. 요즘 신세경을 보면 지훈에게 딱밤을 얻어맞고 난 뒤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경은 딱밤 한방으로 환상에서 깨어나 지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한결 편해진 감정으로 지훈을 대하고 있는데요. 이제 세경은 지훈에게도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청승녀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요즘 세경을 보면 조금씩 성격이 드러나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동안 세상물정 모르고 고된 일 마다하지 않으면서 이 시대의 콩쥐같은 캐릭터였다면, 이제는 세상을 알아가고 이별의 아픔도 겪어보면서 더이상은 당하고 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현실형 캐릭터로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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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애와 단둘이 삭막한 세상을 헤쳐나가는데 있어 그런 세경의 변화가 당연하고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웬지 어색하다고나 할까요? 그간 세경의 캐릭터를 변화시키는데 있어 연출의 부족함이 많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113회에서 보석의 귓속말 공포를 가진 세경은 이번에도 보석이 자신에게 하소연을 하러와서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시작하자 더이상은 안되겠다며 똑부러지게 그러지 말라고 하면서 자리를 피해버리는데요. 물론 참다 참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극단의 조치를 취한 것임은 틀림이 없고, 보고있는 저도 정말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그런 세경의 모습에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똑부러진 대처가 오히려 보석의 적정선을 넘는 스토리에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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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세경이 가진 이미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 많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씩씩하게 그것을 이겨내는 캐릭터였는데요. 스토리상으로 세경은 분명 서울생활과 세상살이에 눈을 뜨게 되면서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맞는데, 그간 하이킥은 세경이 짝사랑에 슬퍼하면서 그런 사랑을 이겨내는 내면적으로 성숙해져가는 모습이 많이 강조가 되었죠. 그러다보니 이번에 갑자기 보여지는 똑부러지는 대처가 좀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간만 보다 타이밍은 다 놓치고  

또한 요즘 하이킥을 보다보면 이게 정말 얼마 전까지 하이킥을 쓰던 작가가 쓰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스토리 자체도 허술해진 것 같은데요.

특히나 요즘 정음과 지훈의 이야기는 더이상 색다른 에피소드 없이 식상해져가고 방향을 잡지 못하는 느낌이구요. 요 몇 일간은 세경과 지훈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지세라인의 가능성이 있는 것마냥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세경에게 있어 지훈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중요하고, 이제 세경은 지훈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요. 어떤 식으로든 확실하게 결론을 내지 않고 긴가민가 간만 보고 있는 형국입니다.

암튼 꽉 짜여진 스토리 중에서 1회씩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때 그때 급하게 스토리를 만들어가면서 매회 겨우 촬영되어진 내용은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그러다보니 기존의 캐릭터들이 변화하는 흐름과 타이밍이 산만해지고, 이어서보는 것에 대한 감흥이 많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이킥의 결말 역시 어느 순간부터 전혀 궁금해지지도 않게 될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얼마 남지 않은 분량에 억지로 마무리 짓기 위해 그러는 것 같아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이죠.

그렇게 하이킥은 한번 두번 웃음 포인트로만 만족하게 되는 그저그런 시트콤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변해렸는데요. 그동안 하이킥을 보면서 감탄하고 공감했던 저로써는 요즘 이런 공감하기 힘든 하이킥의 마무리가 정말 아쉬운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역시 하이킥이다'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스토리와 연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이미 늦어버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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