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kagns의 맘대로 리뷰

신데렐라 언니, 은조의 매력에 빠지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9. 06:16

저는 처음에 방영 전에는 신데렐라 언니와 개인의 취향 중에서 개인의 취향이 좀 더 끌렸었는데요. 원체 원작이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개인의 취향에서 손예진의 연기가 상당히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신데렐라 언니는 그 내용보다는 단순히 문근영의 연기 변신이 어떨까 하는 궁금함 정도만 있었는데요. 그런데 4회까지 보고나니 신데렐라 언니의 시나리오와 연출이 상당히 끌리고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사실 1, 2회를 봤을 때는 문근영의 뚱한 연기가 상당히 어색했는데요. 연기를 못해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어색함과, 국민여동생이라는 이미지의 편견 속에서 그런 까칠함이 거부감을 가지게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3회를 넘기면서는 그런 어색함과 거부감이 싹 사리지면서 문근영이 아닌 은조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에 빠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사랑받고 자라왔던 구효선이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은조를 좋아하고, 그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인 저조차도 효선보다는 은조라는 캐릭터에 점점 더 끌리는 것을 느끼게 되는 그 절묘한 연출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은조는 세상에 대한 환상 따위는 가질 여력이 없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아이인데요. 사는 것이 지긋지긋하고, 은조에게 있어 유일한 꿈이자 목표는 엄마 없이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엄마를 떠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가방에 속옷 2벌, 양말 2켤레, 여름옷 한벌, 겨울옷 한벌, 심심할 때 읽을 책 한권, 그리고 전 재산인 22만 7천원이었는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는 진짜 떠나리라 맘 먹고 가방을 가지고 일어서지만, 사실 그것은 또 은조만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가방은 은조의 상상이었을 뿐 실제로는 강가의 돌멩이를 가지고 일어난 것이었죠. 누구보다도 현실적이고 세상에 대한 지긋지긋함에 냉소를 날리고 있지만, 사실 은조는 동화 속 마법처럼 엄마를 벗어나 휠휠 날아다니는 것을 기대하는 환상에 사로잡혀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그런 은조의 환상을 기훈은 저 멀리 강으로 던져버리는데요. 배고프다고 가자는 기훈을 은조는 쏘아보며 뿌리치고, 기훈의 주머니에 있던 비녀는 떨어지면서 기훈은 비녀를 잃어버리게 되죠. 이것은 그 둘의 관계를 의미하는 복선인 것 같은데요. 엄마를 벗어나려는 은조의 환상을 던져버린 기훈과 그 과정에서 기훈의 주머니에서 떨어져 잃어버린 비녀가 의미하는 것은, 은조의 마음 속에 기훈이 자리잡지만 기훈은 은조를 잃어버림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4회에서 군대간 기훈을 쫓아가다가 만나지 못하고 강가로 가서 울 때 은조의 근처에 그 비녀가 떨어져 있는 것이 나왔죠. 그리고 그 둘이 강가를 나와 쫓아가던 기훈이 넘어지고, 그것을 무시하고 가다가 넘어져 무릎이 찢어지게 되는 은조가 의미하는 것은, 그런 과정에서 결국 더욱 큰 상처를 받는 것은 은조라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암튼 그렇게 어느새 은조의 맘 속에 기훈이 자리잡게 되는데요. 하지만 아직 사랑이란 해본 적도 없는 은조에게는 그런 감정이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고,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빠질 뿐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기훈을 밀어내고, 기훈에게 됐고를 외치게 되죠. 하지만 은조는 기훈을 밀어내는 만큼 자신의 맘 속에는 더욱 깊이 기훈이 자리잡게 됩니다. 자기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고, 예의를 가르쳐주고,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도 주고, 쫓아다니면서 잔소리도 하고, 자신을 기다리게 만들고, 이름을 불러주고... 그리고 자신과 반대로 항상 밝고 자상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슬픔을 감추고 있는 동질감까지...

하지만 은조는 결코 기훈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습니다. 예전의 술주정뱅이 아저씨가 찾아와 기훈이 밤에 운전을 해서 데려다 주게 될 때도 밤새 기다리지만 기훈은 오지않는데요. 결국 다음날 밤이 되어서야 술에 취한 채 돌아온 기훈은 은조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고, 다가가고 싶은 맘은 굴뚝 같지만 결코 다가가지 않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배고프다는 말에 정성껏 밥을 차려 가져다 줍니다. 자고 있는 기훈을 보고 그냥 밥상을 들고 나오려하다가 다시 내려놓죠. 그리고 자는 기훈에게 어색한 부드러운 말투로 밥 먹으라고 말해봅니다. 벗다만 양말을 보고 벗겨주려다가 뒤척이는 기훈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도망을 가버리죠. 무릎이 찢어져 아픈 상태라는 것도 잊고 뛰어나왔다가 뒤늦게 통증을 알아차리고 상처를 봅니다. 상처를 잊고 들킬까 두려워 뛰쳐나왔던 자신이 어색하기만 하죠.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은조는 질투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강가에 혼자 앉아 있는 기훈을 보고 아는 척을 해볼까 하지만, 다른 여자와 만나는 것을 보고 못 본 척 지나치게 되죠. 그리고는 알수 없는 감정에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무언가에 잔뜩 화가 나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죠. 그러다가 안 그래도 짜증나던 효선이 딱 걸리게 됩니다. 효선이 좋아하는 동수가 사실은 자신을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죠. 나중에 결국 자신이 친 장난이 사실이었지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은조와 효선 사이에 꺼지라는 말이 오가는 와중에 기훈이 그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은조는 효선이 나가라고 해서는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나중에 지긋지긋해지면 자신의 발로 나가겠다고 효선보고 나가라고 하는데요. 기훈은 그런 은조를 보며 자신을 떠올렸을 듯 합니다. 모든 것을 양보하고 사라져줬지만, 여전히 상속 포기 각서, 기자들 때문에 찾을 수 없는 더 먼 곳으로 가버리라는 사모님과 배다른 형들을 보면 발끈하며 돋도 뜯어내고 기자들에게 확 다 불어버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말이죠. 은조는 당당하게 효선을 싫어하며 속시원하게 니가 나가란다고 절대 안 나간다고 너가 나가라는 것을 보면서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은조를 이해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에 기훈에 군대를 갈 때 "이 기차에 오르기 전에 은조 너가 잡아주면 여기서 멈출수 있을 것 같다. 은조야"라고 말하기도 하죠.

암튼 그렇게 은조는 나가버리고 효선 역시 은조를 쫓아 나가고, 기훈은 동수가 남긴 쪽지를 보게 되는데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 쪼그만 것들이 뭐하는 거냐고 하지만, 동수를 라이벌로서 욱하는 기훈이 순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기훈 역시 이미 은조가 자신의 맘 속 깊이 자리 잡은 것이겠지요. 그것이 사랑이다라고 자각은 못하지만 말이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은조와 효선은 결국 몸싸움까지 하며 피를 보게 됩니다. 효선이 울고불고 할머니, 어머니 찾아 난리가 나고, 그것을 목격한 아버지 대성은 효선과 은조를 불러 잘못했다는 말을 할 때까지 횟초리로 때리게 되죠. 효선은 한대 맞고 발을 동동 구르며 잘못했다고 하고, 은조는 때리는 대성이 땀을 뻘뻘 흘리고 종아리가 피투성이 될 때까지도 버티며 끝까지 잘못했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지켜보다 못한 기훈이 은조를 데리고 나가버리죠.

술을 숙성시키는 창고에 데리고 가서 기훈은 은조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아무런 대꾸도 없는 은조를 보며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맘대로 하라며 약을 가지러 가는데요. 그 사이 은조는 물방울이 올라와 터지는 소리가 술독에서 나는 것을 듣게 되고, 가까이 다가가 술독에 귀를 대고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것은 술이 익을 때나는 소리였는데요. 전통주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제조방법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곡류와 누룩으로 통해 술독에 담아 온도와 발효시켜 숙성시키게 됩니다. 곡류는 효선, 누룩은 은조, 온도는 기훈, 술독은 대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한바탕 난리가 나면서 그들은 관계하게 되고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숙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무관심과 각자가 개인 플레이하는 것이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은조가 술이 익는 소리를 듣는 동안 기훈은 은조의 맞은 종아리에 고기살을 얹어줍니다. 그리고 "은조야" 이름을 부르며 아프냐고 물어보고, 드디어 은조는 마음을 열고 대답을 하게 되죠. 그 순간 은조의 상상이 펼쳐집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아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하늘을 날아올라 달까지도 닿을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힙니다. 은조는 엄마없는 세상이면 날아다닐 것만 같은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새 기훈과 함께 날아올라 달까지 가는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3회에서 기훈이 던져버린 돌멩이를 대신해 이제 은조의 환상 속에 기훈이 자리잡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날 은조는 아침부터 기훈을 찾아가 어제 강가에서 까불던 그 여자 누구냐고 묻는데요. 어제 기훈과 달까지 날아오른 뒤로 왜 자신이 전날 화가 자꾸만 났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된 것이죠. 그렇게 은조는 기훈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게되고 속이지 않습니다. 기훈은 그런 은조가 귀엽기만 합니다. 강가에서 여자가 전해줬던 물건을 꺼내와서 보여주고 설명해주지만, 은조는 그딴 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 여자가 누군지 다시 물어보고, 물건 맡아줬던 친구의 동생이라고 하자 그럼 됐다며 그냥 가버리고 맙니다. 결국 그렇게 자신의 궁금증만 해소하고 가는 은조를 보며 기훈은 울컥하고는 자신도 궁금했던 동수와는 사귈건지를 물어보는데요. 은조는 그냥 무시하고 가버리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은조는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하여 상을 받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은조에게 칭찬받고 싶은 사람은 단 한사람 바로 기훈이었는데요. 기훈을 따로 불러 상을 보여주고, 칭찬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은조는 또 칭찬만 듣고 가버리는데요. 그런 은조를 불러 기훈은 자신이 아끼던 만년필을 선물로 주며 쓸 때마다 자신을 생각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은조는 방으로 돌아와 그 만년필로 "은조야"를 종이에 쓰며 기훈을 생각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던 어느날 기훈은 훌쩍 떠나버리는데요. 은조에게 아무말도 없이 군대를 가버리게 됩니다. 기훈은 스페인어로 쓴 은조에게 전해줄 편지를 효선에게 맡기지만, 효선은 전해주지 않죠. 은조는 기훈을 찾아 버스 터미널로 달려가지만, 기훈은 버스가 아닌 기차를 타고 떠나게 되면서 결국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은조는 강가로 가서 기훈을 생각하며 우는데요. 그 때까지 너무도 쌀쌀맞게만 대했던 자신이, 기훈의 이름 한번 불러보지 못해서 기훈을 뭐라고 불러야 될지 모르겠던 자신이 너무 답답해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뭐라고 불러야 될 지 몰라서 은조는 뻐꾸기처럼 새처럼 "은조야"를 부르며 소리내어 울기만 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은조와 기훈은 헤어진 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은조는 대성참도가에서 막걸리의 세계화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데요. 짧게 짜른 머리가 어리게만 보이던 은조를 정말 직장 생활하는 커리어우먼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과 단절하고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던 은조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까칠함은 남아있었는데요. 이제 성인으로서 보여줄 은조의 캐릭터가 그리고 문근영의 연기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거에게 추천과 댓글이 그 어떤 것보다도 값지고, 포스팅을 작성하는데 있어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구독도 한번 해보세요. 지금 이 글이 맘에 들지 않아도 언젠가 한번 맘에 드는 글이 있지 않겠습니까? ㅎㅎ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구독+하는 센스도 잊지마시구요!

Tags :

, 댓글 목록 열기 or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