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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장희빈과 숙빈최씨 최후가 다른 이유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13. 06:19

동이에서 품위있고 지적인 장희빈의 모습이 단연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소연의 단아하면서도 지혜로운 모습들과 더불어 언제라도 속에 품었던 칼을 통해서 원하는 것을 취할 것만 같은 양면성이 느껴지는 듯 한데요. 이번 동이 7회에서는 그런 장옥정의 양면성이 잘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소연의 장희빈 역이 정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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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장옥정은 궁궐에 입궁할 때도 대비 쪽 서인들이 무엇을 꾸민다는 것을 감지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었죠. 하지만 장옥정은 대비가 섣불리 일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허장성세의 패를 보이며 불안감을 심어주게 됩니다. 오동나무 당비파에 시귀를 새겨 대비에게 선물로 보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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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연노 항장곡 -> 오동나무 비파는 천년이 지나도 제 곡조를 간직하니
만세의 군아상지 -> 모든 세상의 뜻은 그대와 내가 함께 알고 있네.

하지만 대비는 결국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고, 결국 은평군의 생일진연에서 불협화음들이 발생하며 음변이 생기게 됩니다. 대비는 바로 이 음변을 통해서 장옥정의 재입궐이 나라에 재앙이 들이닥칠 징조라 여기게 만든 것이지요. 조정대신들은 다들 들고 일어나 장옥정의 입궐을 반대하지만, 장옥정은 전혀 흔들림없이 태평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사실 장옥정 역시 속으로는 걱정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주위 측근인 오윤이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 있느냐는 말에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 음변에 대한 비밀이 7회에서 드러났는데요. 악기의 음을 조율하는 기본인 편경에 암염을 덧대어 소리를 틀리게 나도록 조작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에 암염을 물로 녹여내 흔적을 지워버림에 따라 그 사실을 알 수가 없었던 것이었죠.

암튼 그것이 동이의 활약으로 밝혀지게 되고, 동이는 숙종으로부터 어식과 하사품을 상으로 받게 됩니다. 대비의 음모를 알고 있는 민군관을 병판은 제거하려하지만, 오윤이 민군관을 빼내게 되는데요. 오윤은 대비와 서인세력을 누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그것을 의금부에서 직접 밝히려하지만, 장옥정은 자신에게 그 일을 맡겨달라고 하고 대비를 찾아가 민군관의 패찰을 전해주며 이 일은 묻어두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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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의 지혜로움이 돋보인 장면이었는데요. 개국 300년 만에 최초로 왕권을 확립한 조선조 최고의 절대군주 숙종이 명성왕후가 그런 일에 연루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가차없이 벌을 내릴 것을 알기에 한수 접었던 것이었습니다. 당장 눈에 가시인 대비를 그렇게 제거한다고 해도, 그 뒤 숙종이 자신의 어머니를 벌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성심을 잃고 장옥정을 다시 보기 힘들어 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한수 접었다 하나 증거가 남인들 손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만으로도 서인은 함부로 나설 수 없기에 취할 이득은 충분히 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던 것은 바로 두명의 천을귀인상이 운명처럼 만난 동이와 장옥정의 만남이었는데요. 장옥정은 숙종으로부터 자신의 누명을 푸는데 동이가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듣고, 동이를 불러 만나게 됩니다. 장옥정은 동이를 보자 한눈에 범상치 않음을 눈치채게 되고 동이를 시험하는데요.

맑은 아이로구나.
눈빛이 좋다.
천비답지 않게 영특하고 기품도 있어.

정색황위귀 천자백역기
국화라면 황국을 귀하다지만 하늘이 낸 자태는 백색도 아름답네.
고경명의 황백국이라는 시다.
이 시의 다음구절을 읊어 보아라.

역시 내가 옳게 봤구나.
글을 알거라 생각했다.
내 이번에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는데 니가 큰 공을 세웠다 들었다.
너에게 상을 내리고 싶은데 혹 원하는 것이 있느냐?
어떤 귀한 것도 상관없다. 욕심이 나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주마.

상으로 원하는 것이 없다. 정말이냐?
그건 좀 실망이구나. 욕심이 없다는 건 말이다.
그건 그리 좋은 게 아니란다.

어째서냐? 니가 천비라서 그런 것이냐?
그런 욕심이 너같은 천비에게 가당치 않은 것이라서?
아쉽구나. 니가 감히 당치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원했다면 더욱 맘에 들었을텐데.

이부분은 동이와 장옥정의 운명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남인의 세력을 등에 업고 인현왕후가 폐출된 틈을 타 희빈에서 왕비로 올랐다가 이후 인현왕후 복위 이후 다시 희빈으로 강등되고, 인현왕후가 죽자 신당을 차려놓고 인현왕후를 저주한 것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숙종으로부터 자결을 명령받아 죽음을 당한 장희빈.

조선 역사상 처음으로 궁중 최하층 무수리 신분에서 내명부 최고의 품계에 오르고 상대적으로 정치적인 뒷배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살벌한 붕당정치 사이에서 속내를 숨기고 슬기롭게 처신하면서 자신과 아들의 목숨을 보존하고 결국 아들을 조선 제 21대 왕 영조로 만들게 되는 숙빈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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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두 여인 다 왕의 어머니가 되지만 최후는 너무도 달랐던 그 이유가 바로 욕심이었던 것이죠. 장옥정은 동이를 보고 한눈에 범상치 않음을 알게 되고 가까이 두려하지만, 그것은 이미 예전 김환이 예언한대로 "광영상수 양인영(빛과 그림자는 항상 붙어 다니니, 빛이 그림자를 불러들인다)"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장옥정이 아닌 동이가 운명적으로 장옥정을 불러들인 것이지요. 김환은 할 수만 있다면 힘는 힘껏 피하라고 하지만 이미 장옥정은 동이와 엮이게 되어버립니다.

남인과 서인의 세력 다툼 속에서 자신의 욕심 때문에 파멸하게 될 장희빈과 그런 붕당정치 사이에서 속내를 숨기고 슬기롭게 처신하여 끝까지 살아남는 숙빈최씨. 그 둘의 이야기 속에서 그런 그녀들의 미래를 예감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장옥정의 욕심과 동이의 처신이 어떻게 운명처럼 갈리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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