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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현실 풍자를 통해 비극 준비하나?

Submitted by skagns on 2010. 3. 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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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붕 뚫고 하이킥이 러브라인에 치중하다가, 종영이 얼마남지 않은 요즘에는 현실 풍자에 대한 에피소드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런 현실 풍자가 하나의 에피소드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퍼즐 속에서 한 부분씩 채워지며 어떤 큰 그림이 만들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결국 그런 큰 그림이란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의 결말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지붕 뚫고 하이킥의 김병욱 PD는 그동안 그다지 시청자가 원하던 방향으로 결말을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지붕 뚫고 하이킥 역시 조금씩 그러한 조짐들이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111회 - 정보석의 자살소동  

지붕 뚫고 하이킥 111회에서는 정보석이 자살소동을 벌이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는데요. 정보석은 아내 이현경이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는, 이순재의 품에서 독립해 프랜차이즈를 통해서 사업을 시작하려합니다. 그렇게 앞으로 태어날 삼식이를 위해 아빠로서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급하게 준비하지만, 결국 계약사기를 당해서 계약금만 날리게 되죠.

의욕적으로 준비했던만큼 그에 대한 자책감은 클 수 밖에 없었는데요. 태어날 아기와 아내 이현경을 볼 낯이 없어 술을 먹고 괴로워하다가, 급기야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자살을 시도하기에 이릅니다. 결국 이현경이 다그치며 그런 자살소동을 막고, 정보석은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을 하며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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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보석을 통해서 요즘 사회에서 아이를 가지고 가족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현 시대 가장의 아픔을 잘 보여주었는데요. 정리해고로 직장에서 나오게된 사람들, 사업을 시작했다가 각박하고 녹록치 않은 현실에 좌절하며 실패를 하게된 사람들 등을 대변하며, 장기간 경기침체로 부쩍 많아진 그런 아버지들의 안타까움을 그려내었습니다.

사실 정보석의 이런 자살소동은 다소 생뚱맞은 것이 없잖았는데요. 장인인 이순재는 중소식품회사의 사장으로 성북동 저택에 살 정도로 부유하고, 아내 이현경 역시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든든한 직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정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로 사기를 당한 것도 아니고 미리 걸어둔 계약금만 사기를 당하게 된 것인데, 이현경이 임신하여 부양가족이 늘어난 것을 이유로 너무 무리하게 이끌어내는 것 같더군요.

암튼 그렇게 요즘 시대의 가장으로서 아버지들의 아픔들을 잘 그려내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지붕 뚫고 하이킥의 진행중인 스토리 라인은 이현경의 임신으로 부양가족은 늘어나지만 독립에 실패를 한 정보석이, 이순재의 그늘 아래 다시 식품회사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그려진 것입니다.

이것은 이후 117회에서 벌어진 이순재 식품회사의 부도 위기와 맞물려 이순재의 회사가 무너질 경우, 순식간에 가정의 경제적 근간을 뒤흔들게 되며 이후 정보석의 활약(독립)으로 가계를 일으켜세우는 가능성이 미리 차단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죠.


  114회 - 황정음의 명품처분  

지붕 뚫고 하이킥 114회에서는 황정음의 아버지가 돈을 보내지 않은 이유가 밝혀졌는데요. 요근래 몇 변 황정음은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돈을 독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복선을 미리 깔아두기도 했었습니다.

정음은 명품 구입 등으로 돈이 바닥난 상태에서 카드값 결제일이 다가오고, 준혁의 과외 때 서울대생이라고 더 받았던 돈을 돌려주기 위해서 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아 이를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조만간 보내준다는 아버지는 돈을 보내주지 않고, 당장 돌아온 카드값 결제일을 맞추기 위해 인나와 줄리엔에게 돈을 빌려 이를 메꾸게 되죠.

그리고 자신이 직접 용돈을 받아오기 위해 집으로 내려가게 되는데요. 거기서 정음은 집안 곳곳에 붙어있는 빨간 종이를 발견하게 되고, 갑작스러운 부도로 집안이 어려워지게 된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황정음은 올라와 자신이 가진 명품옷과 가방, 구두 등을 모두 팔아 현금을 마련해 빌렸던 돈을 갚고, 친구와 남자친구 지훈에게 한턱을 내며 명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결국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자신의 사정을 히릿에게 이야기 하며 눈물을 흘리고, 그런 자신의 사정을 잘 극복하자고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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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장인 아버지의 부도로 순식간에 몰락한 한 가정의 자식들에 대하여 파부로 와닿는 현실을 그려내었는데요. 이후 황정음은 취업자리를 알아보려 하지만 자신의 스펙으로는 취업하기 힘들기만 하고, 급기야 정수기 판매 등의 영업직까지 해보려 하지만 뽑아주지 않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는 중간에 아르바이트하면서 조금이라도 돈을 더 모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당장 히릿의 사료값을 감당하지 못해 히릿을 친구에게 맡기기도 하구요.

집안의 부도로 준비되지 않은 20대의 막막함과 현실을 황정음을 통하여 그려내게 되지만, 이것 역시 지붕 뚫고 하이킥의 스토리 상에서는 황정음이라는 캐릭터의 변화와 더불어 이후 이지훈과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지훈이 정음의 사정은 모르지만 배려하는 모습들이 보여지면서 원만하게 지내고 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 당장 자신의 생활비와 길바닥에 나앉게 된 부모님 걱정에 지금 자신에게 있어 연애란 사치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죠. 돈에 대한 부분은 이미 지훈과의 에피소드들 중에서 자존심 상해하는 정음의 모습들이 많이 보여졌었습니다. 그런 불안 요소가 결국 정음네 가족의 몰락이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17회 - 이순재의 결혼식 중단  

지붕 뚫고 하이킥 117회에서는 이순재와 김자옥의 결혼식이 그려졌는데요. 김자옥을 좋아하던 교감선생님의 저주로 자꾸만 결혼식을 그만두어야할 이유가 생겨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순재는 결혼식을 중단할 수 없다면서 "무조건 강행해!"를 외치며 억지로 밀어부치게 되는데요.

이순재의 식품회사에 이사장이 부도낼 작정하고 도망가게 되면서 어음이 돌아와 부도위기를 맞게 되고, 김자옥은 결혼식 당일 이마에 뽀루지가 나게 됩니다. 또한 결혼식장에는 예식장 직원이 밀린 월급을 달라며 시위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죠. 그리고 결혼식에 참여하려던 하례객들이 고속버스를 타고 오다가 차가 퍼져서 참석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사회를 맡은 광수는 오래된 골뱅이를 먹고 토사곽란이 나고, 이를 대신해 사회를 맡은 줄리엔의 어설픈 한국말에 심장 수술을 받은 주례 선생님은 스트레스로 쓰러지게 되죠. 결국 결혼반지 교환이라도 해서 결혼식을 마무리 하려고 하지만, 결혼반지를 가지고 있던 해리는 뛰어가다 반지를 떨어뜨리게 되고 반지 찾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하죠. 급기야 야외 결혼식인데 소나기가 내리게 되면서 결국 마지못해 이순재는 결혼식을 중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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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조건 강행해만 외치며 밀어부치는 이순재의 모습을 통해서,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밀어부치기식 일처리방식을 풍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것 역시 지붕 뚫고 하이킥의 스토리 상으로 볼 때 이순재와 김자옥의 결혼은 물론, 이순재 회사의 부도위기로 순재네 가족 모두가 몰락할 위기에 쳐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이제 아이를 가지게 된 이현경과 이미 독립에 실패한 정보석, 이제껏 넉넉한 살림 덕에 가정부로 데리고 있던 신세경과 신애까지 직접적으로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이후 이런 부도위기를 어떻게 해결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만약 부도가 나게 된다면 지붕 뚫고 하이킥의 스토리 역시 급물살을 타며 순식간에 캐릭터별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겠지요.


  종영을 앞두고 현실 풍자를 통해 비극적 결말 준비하나?  

이렇게 지붕 뚫고 하이킥은 그동안 각 캐릭터별로 톡톡 튀는 개성을 부여하며 많은 웃음을 주고, 섬세한 러브라인을 통해 많은 감성을 이끌어 내다가 요즘들아 종영을 앞두고 급격한 변화를 주고 있는데요. 현실에 대한 세태 풍자와 더불어 자꾸만 캐릭터들을 사지로 몰고만 있습니다.

이런 급격한 모습들 속에서 한명의 시청자로서 에피소드 하나씩만 보면 공감하게 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상에서는 공감하기 힘든 것 같은데요. 과연 김병욱 PD가 이제껏 그래왔듯이 이번 지붕 뚫고 하이킥 역시 종영을 앞두고 비극을 그려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세태 풍자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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