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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결말 막장편, 죽음에 숨겨진 내막은?

Submitted by skagns on 2010. 3. 2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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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이 드디어 12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반전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는데요. 저 역시 예상을 빗나간 결말이라 아쉽긴 했지만, 나름 황당해서 신선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결말을 두고 김병욱 PD는 "그렇게 시간이 정지된 것이다. 보시는 대로 이해해 달라. 뒤늦은 자각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두 인물이 죽음을 맞는 것에 대해서는 "더 절절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 했는데요. 김병욱 PD의 노림수대로 마지막에 지훈이 고개를 돌려 세경을 바라보는 장면이 흑백으로 바뀌며, 교통사고를 알려주는 '끼~익'하는 효과음조차 덧입혀지지 않는 연출은 참 감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이킥의 결말은 이미 2월 초에 증권찌라시를 통해 돌아다녔다고 하는데요. 당시만 해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다들 무시하고 넘겼다고 합니다. 결국 종영 뒤에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다녀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김병욱 PD는 이미 오래전에 결말을 정해놓고 자신의 주관대로 흔들리지 않은채 하이킥을 그려낸 것 같습니다.

암튼 이번 하이킥의 결말을 보고 직접 패러디를 한번 만들어보았는데요. 하이킥 결말 막장편으로 지훈과 세경의 죽음에 대해서 재구성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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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번개맞아 죽을 확률은 500,000 분의 1이라고 하는데요. 매주 수명 씩 나오는 로또 1등 걸릴 확률 8,145,060 분의 1보다는 높으니 지훈과 세경이 그렇게 공항으로 가다가 번개맞아 죽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요. 원래 결말인 빗길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번개맞아 죽을 확률보다는 휠씬 높을테니 충분히 하이킥의 결말 역시 납득이 가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차라리 번개맞고 죽는 황당한 결말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웬지 모를 이 찝찝함은 뭘까요? 정음은 취직해서 3년만에 부팀장을 달며 고속승진을 했고, 준혁은 대학 들어가 군입대를 앞두고 있고, 현경은 아이 낳아 잘 기를테고, 보석은 순재의 회사를 이어받아 사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순재는 회사 일선에서 물러나 자옥과 로맨킥한 노년을 보내겠지요.

하지만 남겨진 신애, 가정부로 눈치만 보다 자신을 위해서는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채 죽어버린 세경, 얼떨결에 세경과 함께 있다 세경의 죽음의 명분으로 같이 죽어버린 지훈까지, 하이킥에서 도대체 왜 세경을 죽이고, 지훈을 죽이고, 아버지가 돌아오자 세경을 죽여서 신애를 또 홀로 남겨버린 것인지... 그렇게 하이킥에서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것인지 헷갈리게 만들만큼 마지막 지훈과 세경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훈과 세경의 죽음이라는 결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고 분노(?)를 느끼고 있지만, 마냥 새드엔딩이라고만 보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지훈은 세경의 진심을 들으며 그동안 자신에게 세경은 어떠한 존재였는지 생각하게 되고, 자신 역시 눈물을 흘리며 운전 도중 고개를 돌려 세경을 바라보죠.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몰랐던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고, 하이킥에서는 그러한 마지막을 더욱 절절하게 연출하기 위해, 현실에서는 사랑만으로 헤쳐나가기 힘든 부분들을 무시한 채 한낱한시에 함께 죽음으로 그 둘의 사랑이 현실을 극복하는 모습으로 그려낸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찝찝한 것은 남겨진 자의 슬픔 때문인 것 같은데요. 신애의 경우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준혁 역시 3년이 지나도록 세경을 잊지 못하고 벚꽃이 필 때면 세경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음 역시 부질없는 생각으로 후회 속에서 살고 있구요. 그냥 지훈과 세경의 사랑 이야기에서 감흥이 끝났어야 했는데 오지랖이 넓다고 해야 할지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생각까지 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저는 그동안 지붕 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참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은데요. 앞으로 또 언제 이런 감각적인 시트콤이 나오게 될지... 슬프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쉬운 결말에 푸념을 늘어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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