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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작가는 시간 편집자? 잘못 끼워진 역사조각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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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는 당파간 경쟁이 가장 심했다고 전해지는 숙종시대를 배경으로 기존의 인현왕후와 장희빈 간의 남인과 서인에 대결이 주로 그려지던 것과는 달리, 그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있던 숙빈최씨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는데요. 숙빈최씨의 일대기가 중점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숙종에 대한 냉정함이 잘 그려지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의 이야기도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숙종은 그간 서인을 대표하는 인현왕후와 남인을 대표하는 장희빈 간의 세력다툼 속에서 휘둘린  우유부단한 왕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편인데요. 사실 숙종은 서인과 남인 간에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환국정치를 하면서 왕권을 강화한 상당히 냉정한 왕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이에서 휘둘린 것이 아니라 그 두 사람을 통해서 밀당을 하고 남인과 서인간의 힘의 균형을 맞추는데 이용을 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 있어 가차없이 숙청을 개시함으로서, 용서에 인색한 잔혹한 왕이기도 합니다.

동이에서는 궁에서 쫓겨난 장옥정을 궁궐로 다시 불러들임에 있어 숙종이 동이가 새벽에 켰던 곡조를 찾는 이유를 내관과 나누는 대화에서 숙종의 계산적인 행동을 잘 보여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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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가 돌아오면 후궁의 첩지를 내릴 것이다. 그건 비단 옥정을 위한 것이 아니야. 비대해진 서인을 누르고 남인에게 힘을 보태 조정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야. 옥정은 그 싸움에서 이래저래 채이게 될게다. 힘든 시간이 될게야. 그리 되기 전에 마음의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어.

암튼 동이에서는 숙종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동이의 작가는 시간 편집자일까요? 역사적 사실이 시간의 흐름에 맞지 않는 것들이 이번 5화에서 눈에 띄는데요. 매번 사극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논란에 휩싸이지만, 이번 동이 역시 극적인 전개를 위해 무리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장옥정이 궁궐로 돌아오는데 명성왕후가 살아있다?  

쫒겨난 장옥정이 궁궐로 돌아온 것은 명성왕후 김씨가 죽은 1683년 이후 입니다. 명성왕후 김씨는 남인의 세력을 대표하는 장옥정을 심하게 경계를 하였고, 결국 장옥정을 궁궐에서 내쫓게 되는데요. 숙종은 그런 장옥정을 명성왕후 김씨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다시 궁궐로 들일 엄두도 못내었습니다. 결국 명성왕후 김씨가 죽고난 후에야 서인을 견제하기 위해 장옥정을 궁궐로 다시 불러들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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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은 숙종이 동궁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고 하는데요. 당시 장옥정은 남인계열인 증조모 장렬 왕후 조씨의 궁에서 일하던 궁녀로 숙종이 장렬왕후 조씨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만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당시 뛰어난 미모로 알려져있던 장옥정을 일부러 숙종이 문안 인사를 오는 곳에 투입시켜 그들의 만남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있기도 하죠.

암튼 그렇게 만난 숙종과 장옥정은 열렬한 사랑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희빈의 집안은 역관집안으로서 남인과 깊은 관계에 있었고, 남인들이 장옥정을 통하여 남인의 세력을 규합하고 왕의 여자로 만들어 세력을 키우려하자 서인계열이었던 명성왕후 김씨는 이를 경계하고 미리 장옥정을 궁에서 내쫓았던 것이지요.

동이에서는 장옥정이 궁궐로 돌아오는데 아직 명성왕후 김씨가 살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것은 아마도 인현왕후만으로 장옥정과의 대립구도를 만듬에 있어 부족함을 느낀 것이 그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인현왕후를 그려냄에 있어 서인을 대표하여 남인을 압박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쓰던 여인보다는 그런 역할을 박정수의 카리스마를 빌린 명성왕후 김씨에게 일임하고, 인현왕후는 동이와 관계된 착한 이미지로 남겨두기 위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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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는 1693년 쫓겨난 인현왕후를 위해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가 그것이 숙종의 눈에 띄면서 성은을 내렸다고 알려져 있으니 말이죠. 그만큼 동이는 인현왕후와 깊은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인현왕후가 동이에서 장옥정을 견제하기 위해 서인들을 내리고 간계를 쓰며 보여주는 악독한 모습은, 이후 동이와 인현왕후의 관계를 생각할 때 동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겠죠.


  동이와 숙종이 벌써 만나?  

동이 5화에서 예고편을 보면 잠행을 나온 숙종과 동이가 서로 만나 도망다니는 모습이 보여지는데요. 숙종이 동이를 만난 것은 1693년 인현왕후가 쫓겨난 이후이고, 장옥정이 희빈에 올라 있을 때입니다. 그렇게 동이는 숙종을 만나자마자 숙종의 성은을 받고 숙의, 귀인을 거쳐 정1품의 빈으로 봉해지고, 그해 10월 숙종의 아이 영수를 낳고 이 아이는 두달 후 죽어버리게 되죠. 그 뒤 훗날 조선 21대 왕이 되는 영조인 연잉군을 낳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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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렇게 동이에서는 장옥정이 후궁이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 동이와 숙종은 운명적 만남을 하는데요. 임금인 줄 모르고 숙종을 구박하며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는 동이의 모습이 재밌기도 하지만, 그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나중에 동이에게 숙종이 성은을 내리는 장면을 도대체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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