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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은조가 대성참도가에 집착하는 이유

Submitted by skagns on 2010. 4. 3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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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의 죽음 앞에서 은조에게는 울고 있을 시간도 없습니다. 강숙은 대성을 잃은 슬픔에 울기만 하고, 효선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문상객도 맞고 장례도 치루어야 하고, 일본에 남아있는 탁주 컨테이너도 처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두 대성을 잃은 슬픔에 빠져 눈물바람입니다. 대성의 죽음으로 얼이 빠진 은조에게는 울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더러운 세상입니다. 그렇게 은조는 '대성참도가 구대성 사장님의 장례'라는 주문을 외우며 정신차리고, 맘을 독하게 먹습니다.


  너무도 크기만한 대성의 존재감, 대성도가의 총체적 난국  

대성이 세상을 떠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요. 하지만 대성도가에서 대성이 빠진 자리는 너무도 크기만 합니다.

어리기만 한 자네들을 어찌 믿고 기다리나?

효선이 일본 수출건을 따내면서 대량 납품으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은조는 대성도가의 친인척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대성도가를 위해 돈을 빌려달라고 설득해서 돈을 받아왔었습니다. 하지만 대성이 죽고 대성참도가가 사기를 당해 위기에 처하자, 돈을 빌려줬던 집안 어르신들은 모두 기다려주지 않는데요. 대성이 살아있다면이야 어떻게든 돈을 갚을 거라는 믿음 속에서 기다렸겠지만, 어른들이 보기에 아직 어리기만한 은조와 효선이 회생이 불가능해 보이는 대성도가를 다시 일으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은조는 돈을 당장 갚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성도가에 돈을 빌려준만큼 대성도가 지분을 나눠주며 해결하려 하지만, 거의 망해가는 대성도가의 지분을 나눠준다고 하나 그것이 매리트있게 느껴질리가 없죠. 야속하게도 서로 자신의 사정 만을 얘기하며 어떻게든 돈을 받아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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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사장님에게 뭘 배운거야? 강하기만 해서 부러지는 은조의 리더쉽

은조는 대성도가에서 일하는 아저씨들이 대성을 잃은 상실감에 빠지고 할 일이 없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대성도가가 이렇게 힘든데 모두들 손 놓고 있는 것이 답답해서 결국 화를 내는데요. 아저씨들을 달래지 않고 무작정 누룩을 만들거라고 일할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월급은 월급대로 다 받아가면서 일은 안 하겠다는 거냐며 안 할 거면 모두다 그만 두라고 소리를 지르죠.

그것을 본 기훈이 은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은조를 말리는데요. 은조는 순간 대성을 손길을 느끼게 됩니다. 은조에게 어깨에 손을 올려준 사람은 대성이 유일했는데요. 대성은 항상 그렇게 은조에게 믿음을 보여주며 어깨에 손을 얹곤 했습니다. 기훈이 은조에게 '은조야'라고 불러주었던 것처럼, 은조에게 어께에 손을 얹는 것은 은조에게 있어 믿음, 기댐, 의지함을 뜻하는 특별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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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렇게 기훈의 만류로 은조는 사무실로 돌아오고, 아저씨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사장님이 있을 때 혼이 나더라도 이렇게 인격을 모독하지는 않았다며 딸 자식뻘인 은조의 밑에서는 일을 못하겠다고 나가겠다고 하는데요. 융통성 있게 사람의 마음을 읽고 맞출 줄 모르는 은조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그들이 섭섭할 뿐입니다. 기훈이 쫓아가 아저씨들과 술을 마시며 달래보려 하지만 좀처럼 아저씨들의 결심은 바뀌지가 않죠.


이성적이지 못하고 김정적인 은조의 투고문

기훈은 예전 쓰레기만두 파장 속에서 억울하게 당했던 선례를 들어 대성참도가의 억울함을 알리는 투고문을 써보자고 제안하고, 은조가 투고문을 작성하는데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투고문

작성자 : 대성참도가 구은조


이번 사카린 나트륨이 검출된 "대성참도가"의 저질 막걸리 사건에 대해 이렇게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을 수 없기에 그 어떠한 해명이라도 하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불필요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이대로라면 그저 남의 집 불구경하듯 망해가는 "대성참도가"를 손 놓고 바라 봐야 하는 입장임에 행여 아까운 시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끝까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대성참도가"는 지난 수십 년간 구대성 사장님의 철저한 관리하에 전통 방식으로 누룩을 빚고 친환경 유기동... -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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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은조답다고 해야할까요? "이렇게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끝까지 두 눈 똑바로 뜨고 읽어 달라"라는 부분은 상당히 공격적인 어법과 표현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기훈 역시 이런 은조의 투고문을 보고 감정 과잉이라고 지적하며 원고 서너줄 읽다 지쳐버렸다고 하죠.

그렇게 은조는 설득과 설명이 아닌 강요와 항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저질 막걸리 사건으로 대성참도가를 비난했던 사람들을 두고 "당신네들의 악의"라는 표현을 함으로서 마치 적을 상대함에 있어 출사표를 보내는 것만 같습니다. 이성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인 글이라고 볼 수 있겠죠.


돈을 가져오든지, 대성도가를 넘기던지

저축은행에서 대성도가를 담보로 빌린 돈은 사실 기훈의 아버지 홍회장의 자금이었는데요. 대성도가를 직접 찾아와 둘러본 홍회장은 대성도가를 탐내게 되고, 내달까지 돈을 갚던지 대성도가를 넘기라고 합니다. 또한 기훈이 기정을 찾아가 대성도가를 지키겠다고 한 것을 듣고 홍회장은 기훈이 대성도가를 위해 자신을 이용했음을 눈치채게 되고, 기훈이 자신을 떠났으니 대성도가라도 가져야 겠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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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마 대성이 되어주지 못한 은조  

효선은 동생 준수를 데리고 놀아주기 위해 호수가로 나가고, 이를 본 은조도 따라갑니다. 준수가 돌멩이를 주으러 간 사이 효선은 은조와 대화를 나누는데요. 대성의 죽음으로 부엌 할머니랑 일하는 아저씨들까지 모두 안 우는 사람들이 없는데 은조는 울지 않더라며, 대성에게 진심이 아니었냐며 추궁합니다. 결국 효선은 은조를 원망하는 맘을 드러내고, 은조에게 아버지 대성이 죽고 옷 하나도 안 입고 밖에 서있는 거 같아 너무 무섭다며 은조의 무릎에 기대어 울죠.

그런 효선을 본 은조는 효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어깨에 손은 얹으며 울지마라고 달래주고 싶은 맘이 간절한데요. 대성이 자신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믿음을 주고 자신이 기댈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 효선에게 자신이 대성이 되어 효선을 위로해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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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조는 결국 그런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뒤로하고 효선을 뿌리치고 마는데요. 악역을 자처하며 효선에게 독설을 내뱉고 이에 발끈하여 효선이 대성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었으면 합니다. 대성을 잃은 슬픔을 자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바꾸려 한 것이죠.  

언제까지 울고 있을래? 주식도 지분도 다 필요없다. 당장 돈 내놔라 하는 어른들한테 지금 당장 돈도 내놔야 하구. 니 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 마지막 누룩이 다 떨어졌기 때문에 누룩도 당장 우리끼리 알아서 해결해야 되구. 니 아버지가 만든 술이랑 똑같은 술맛을 낼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구. 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넌 어떻게 날이면 날마다 눈물바람이야?

한번이라두 넌 날 위로해줄 수 없는거야? 난 지금 너무 무섭구 외롭기 때문에 언니 니가 날 조금만 이뻐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럼 덜 무서울 거 같은데. 응?

지긋지긋해 니 어리광. 제발 그만 좀 하라구!

은조는 효선의 말처럼 효선을 위로해주고 싶은 맘이 간절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깝기만 합니다. 동생 준수는 은조가 효선에게 독설을 내뱉고 효선을 울리는 것을 보고는, 은조에게 주워온 돌을 던지며 "마귀할멈, 아빠한테 일러"라고 소리치는데요. 은조는 아무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한스럽지만, 자신의 마음 따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상관없고 어짜피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사람따위는 없다고 자신을 위로합니다.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던 대성이 이미 죽어버렸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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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조의 고해성사, 아빠...  

은조는 효선을 데리고 술보관 창고로 가서 술을 마셔보라고 하는데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던 효선은 일단 은조가 주는 술을 받아 마시게 됩니다. 은조는 누구 술인 거 같냐고 물어보고, 효선은 아빠 술이라고 대답하는데요. 사실 그것은 은조가 만든 술이었죠. 누구보다도 대성참도가의 술맛을 잘 아는 효선을 빌어 자신이 만든 술과 대성의 술을 비교해보려 한 것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대성참도가 술을 마셔왔던 효선이 아빠 술이 확실하다고 할 정도로 은조는 대성참도가의 술맛을 재현해냈는데요. 대성이 죽기 전에 만들어 두었던 누룩도 다 써서, 대성참도가의 맛을 잃어버리게 될까 걱정했던 은조는 감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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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조는 자신이 빚은 술을 가지고 나와 대성도가의 곳곳을 돌아다니는데요. 대성의 자취와 추억이 깃들어 있는 사무실, 공장, 창고 등을 거쳐 마지막에 대성이 쓰던 서재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대성의 사진 옆에 술독을 내려놓고 자신이 빚은 술을 대성에게 올리며 사진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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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야 하나. 매일 생각했어요.
8년 전으로 돌아가 이 집안에 발도 들여놓지 말고 엄마를 끌구 집을 나갔어야 하나.
아님 그 사람 떠나고 짐 쌌던 날 딱 한시간만이라도 빨리 일어나서 더 깜깜했을 때 집을 나가버렸어야 하나.
그것도 아님 대량 주문 받던 날 주문 안 받겠다고 하실 때 까불지 말고 얌전히 말씀 들었어야 하나.
언제로 돌아가야 이런 일이 안 생길 수 있을지.
어디서 부터 다시 시작해야 제가 죄를 안 지을 수 있는지를요.

드세요. 제가 만든 거에요. 효선이가 똑같다고 말해줬지만 저는 아.. 아버.. 아빠한테 칭찬받고 싶어요.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아빠. 아빠. 잘못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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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조는 이제까지 대성을 한번도 아버지, 아빠로 불러보지 못했었습니다. 자신이 대성을 아버지라고 부르면 효선의 모든 것을 자신이 뺏어버리는 것만 같아서 불러볼 수 없었죠. 대성이 죽은 그 날조차도 한번도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라는 말이 입 안에서 맴돌며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은조는 남자 잡아먹을 사주를 타고난 강숙과 자신 때문에 대성이 죽게 되고 대성도가가 망해가는 것만 같아 견딜 수가 없었는데요. 대성도가를 유지하고 대성참도가를 일으켜야 한다는 그 중압감이 상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은조가 드디어 자신이 직접 대성의 대성참도가의 술을 빚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그 맛을 잃어버리지 않고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제서야 아빠라고 부르며 자신이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용서해달라고 울부짖는데요. 그렇게 대성이 죽고도 한참을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은조가 드디어 자신이 빚은 술을 올리며 아빠라고 부르게 됩니다.


  은조가 대성참도가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런데 이번뿐만 아니라 이제까지 은조를 보면 대성참도가에 상당히 집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누구보다도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고, 항상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로 자신을 불태우며 대성참도가에 집착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은조는 왜 대성참도가에 집착을 하는 걸까요? 은조는 이전부터 유독 효모 개발도 그렇고, 대성참도가의 CF 등 정말 일에 미친 것처럼 해왔었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대성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고 자신 역시 아낌없이 줄 수 없었던 은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대성과 관계된 공과 사 중에 공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은조에게 있어 대성참도가는 단순히 대성의 이름을 딴 전통주 회사가 아니라 대성 그 자체였던 것이죠.

대성이 세상을 떠나고 대성참도가와 대성도가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처하는 것은 은조에게 있어 대성을 두번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대성의 이름을 딴 전통주 회사 대성참도가를 대성의 맛을 통해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비록 대성이 죽었다고 하나 은조에게는 항상 대성과 함께 하고 있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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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자신이 빚은 술맛이 대성이 빚은 것과 똑같다는 효선의 말을 듣고 효선에게 대성참도가를 뺏을 거라고 경고한 것이 단순히 효선을 자극하여 정신차리게 만드려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은조의 진심이 담겨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대성이 살아있을 때는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고 항상 자신이 포기했어야 했지만, 대성이 죽은 뒤 이제 자신이 효선에 비해 대성참도가에 기여가 크고 희망이 되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 즉 대성참도가를 통해 대성의 사랑을 갈구하는 은조의 솔직함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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