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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민이라는 말이 듣기 싫은 이유

Submitted by skagns on 2009. 8. 21. 06:35

요즘 보면 서민이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하는 거 같습니다. 서민 아파트, 서민맞춤 대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물가대책 등등...

경기침체로 요즘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합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상황을 자신이 바꾸어 보겠다고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합니다. 서민 아파트를 만들고, 서민을 위하여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서민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외칩니다. 은행들은 서민을 위한 소액신용대출을 만들고 서민 전세자금대출 등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스스로를 서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민이 과연 무엇일까요? 서민은 조선시대 신분을 구별하던 의미로 사용되던 말인데요. 조선시대는 초기 사회적 신분을 양인과 천민으로 구분하는 양천제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세월이 흐를수록 관직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던 양반은 하나의 신분으로 굳어져 가고, 양반 관료들을 보좌하던 중인들도 하나의 신분층으로 정착되게 됩니다. 그래서 지배층인 양반과 피지배층인 상민간의 차별을 두는 반상 제도가 일반화되면서 양반, 중인, 상민, 천민으로 신분이 세분화되게 되는데요. 조선시대에 서민은 상민을 뜻합니다. 천인보다 위의 신분계층이었던 일반 백성이지요.

이것이 현대로 오면서 아무 벼슬이나 신분적 특권을 갖지 못한 일반 사람, 또는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의 의미로 사용되게 됩니다.

요즘 서민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경기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적인 말로 바꾸어 보면 저소득층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고 얘기합니다. 물론 저소득층을 위한 정치를 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국가에서 지원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는 갖출 수 있도록 정책을 운영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돈이 없고 자신은 항상 힘들고 스스로를 낮추고 자신은 서민이라고 보호받을 대상이라고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현실적으로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힘든 사람들이 아니라 땅 수백평 가지고 있거나 통장에 수억 가지고 있지 않으면 서민이라는 것이지요. 대출받아 수억짜리 아파트를 산 사람들도 요즘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아 대출금 갚느라고 허리가 휘어진다고 합니다. 지금 팔면 손해라고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기 위해 묶인 돈은 포함하지 않고 당장 생활이 어렵다고 힘들어 합니다. 자신은 국가에서 보호받아야 할 서민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아파트 값이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귀족 대접을 받고 싶어하고 골프치고 다니면서 어깨에 힘을 줍니다.

이렇게 서민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자신이 좀 힘들다 싶으면 남용하는 얌체 같은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서민이라는 말이 듣기 싫은 첫번째 이유입니다. 저소득층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의미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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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가지는 과연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서민이라는 말이 과연 정말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사람 됨됨이, 그 사람들이 걸어온 길을 볼 때 결코 그런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를 이용할 뿐 실제 그런 의미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지요. 서민이라는 말이 조선시대 신분을 나누는 말에서 나왔듯이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구별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과연 서민의 삶을 알기나 할까요? 경제적으로 중류 이하의 넉넉지 못한 생활, 기본적인 의식주가 힘들 정도로 힘든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까요? 다소 극단적인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 모 의원이 요즘 버스요금이 70원 아닌가요? 라고 한 것처럼 실제 서민들의 삶을 이해할 수 없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됩니다. 선거철이면 시장 한번 돌면서 노점상 하시는 분들 손잡아주고 이해한다 도와주겠다 하지만 과연 그런 분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알고 있는지 말이죠. 그렇게 얘기하고 나중에 대형 마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고, 1차 대량 생산자도 아니고 맞춤으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수도 없는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들께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을 통해서 장사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안타깝더군요.

경제적으로 힘들어 하는 실제 서민들을 이용하여 서민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서민경제를 살릴 사람은 자신이라고 당당히 외치고 다니면서 결국 얌체같은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화가 나는 것이 바로 제가 서민이라는 말을 듣기 싫은 두번째 이유입니다.

앞으로는 서민이라는 말 보다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치,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 등으로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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