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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숨은 반전 놀랍지만 슬펐던 이유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 21. 06:08

세경에게 평생 간직할 지훈과의 추억이 생기다

이번 92회에서는 아직까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러브라인 속에서 지세라인의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지훈과의 2시간 남짓한 데이트 속에서 세경에게는 잊지못할 지훈과의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웬지 점점 볼수록 지세커플 탄생의 가능성보다는 지훈과 이루어지지 못한 세경이 나중에 기억할 지훈과의 함께 했던 단 하나의 추억을 보여주는 것만 같더군요.


  우연한 만남은 인연이 아닐까라는 착각 속에 휩싸인다  

세경은 순재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학교에 서류를 가져다 주고 돌아오다가 우연히 은사님 호출로 학교에 와있던 지훈을 만나게 됩니다. 마침 지훈은 만나기로 했던 은사님이 학교 총장님과의 미팅으로 2시간의 공백이 생기게 된 터라 세경과 커피 한잔을 하면서 세경에게 밥 먹고 가라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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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농땡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세경은 그냥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헤어져 발걸음을 옮기다 세경은 지훈과 조금 더 함께 있고 싶다는 감정이 이성을 억누르면서 지훈에게 다가가 볼멘소리로 밥 먹을 시간은 될 것 같다고 하게 되죠.


  그 남자의 추억 속에서 함께 밥을 먹다  

그렇게 지훈은 세경을 데리고 대학생시절 자주 가던 욕쟁이 할머니 식당으로 가게 됩니다. 욕쟁이 할머니가 설렁탕을 가져다 주면서 거친 입담을 내뱉게 되는데요. 이런 광경을 처음 본 세경은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또한 욕쟁이 할머니는 지훈에게 세경이 마누라냐고 묻는데요. 세경은 마치 자신의 진심이 들킨 듯 놀라며 진지하게 아니라고 하지만, 지훈은 그저 헤헤 웃으며 장난으로 받아넘기게 됩니다. 여기서 욕쟁이 할머니는 속시원한 한마디를 던지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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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놈, 야! 마누라도 아닌데 왜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 헷갈리게 해! 이놈아! 웃지마! 정들어!!"

한사람이 아무 생각없이 잘해준 행동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한 사람에게는 그런 행동들이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잘해주고 자신에게 있어 아주 큰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지훈에게 세경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저 오랜만에 학교 앞에 와서 자신의 예전 대학생 시절 추억이 떠오르면서 설레여 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세경에게 지훈과 함께 하는 시간은 시종일관 설레고 두근거리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죠.  

사실 이것이 딱히 누구의 잘못이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고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할 거면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앞서 지훈은 유난히 세경에게 쌀쌀맞게 대하면서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여주었는데요. 이번에는 두 사람이 연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다정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지훈의 알 수 없는 행동들이 세경으로 하여금 마음을 정리할려고 하다가도 또 다시 흔들리고 지훈에 대한 마음은 점점 더 커져갈 수 밖에 없는데요. 욕쟁이 할머니가 세경을 대신해서 직설적으로 그런 지훈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대해 독설을 내뱉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내는 듯 합니다. 이 욕쟁이 할머니는 나중에 핸드폰을 찾으러 혼자 온 세경에게도 한마디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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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놈이 그렇게 좋으냐? 애인도 아니라면서? 눈까리는 좋아죽어요~하고 써있더구만!"
"너무 속 끓이지 말아. 인연이면 되지 말라고 그래도 되고, 인연이 아니면 해도 안되고. 그것이 인생이다."

욕쟁이 할머니가 한 말처럼 세경은 마음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경의 눈빛만 봐도 세경이 지훈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훈이 이것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억측일 듯 한데요. 알면서도 세경에게 잘해주고 함께 자신의 추억을 같이 나누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지훈, 개자식"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더라구요. 하지만 아마도 이것은 지훈에게 있어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고 변하면서 없어져가는 자신의 대학생 시절 추억에 장소의 마지막을 세경과 함께 하면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긴장감과 경계심도 많이 없어진 탓이기도 하겠죠.

암튼 이것은 작가가 욕쟁이 할머니를 통해서, 세경에게 하는 말이 아닌 지세커플을 원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하는 말인 것 같은데요.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지켜봐 달라." 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또 "두사람은 과연 인연일까?" 라는 물음까지두요.


  그 남자의 추억 속에서 함께 음악을 듣다  

그렇게 세경과 지훈은 식사를 하고 나와 거리를 걸으면서 지훈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하는데요. 세경은 지훈에게 학교 다닐 때 어땠는지 물어봅니다. 지훈은 공부만 한 것도 아니고 놀기만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은 조용히 놀았다고 대답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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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은 피식 웃으며 조용히 어떻게 노냐고 얘기를 하고, 지훈은 우연히 발견한 레코드점에 세경을 데려가 자신이 조용히 놀았던 방법인 추억의 LP판을 들으며 사색에 잠기는 방법을 알려주며 세경과 함께 음악을 듣습니다. 그렇게 세경은 지훈의 추억 속에서 지훈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긴 지훈을 애절하게 바라보는데요. 그런 세경의 눈빛이 너무도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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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의 추억 속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다  

지훈은 세경에게 한군데만 더 둘러보자고 얘기를 하고 학창시절 자주가던 추억이 깃든 커피숍에 데리고 가는데요. 지훈은 예전에 자신이 웃고 떠들고 우울한 잡생각 하던 구석진 곳에 세경과 앉아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여기서 지훈은 "추억이 사는 기쁨의 절반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애. 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늘도 추억이잖아."라는 말을 하는데요.

그렇게 자신의 학창시절 감상에 젖어 한 그 말을 들으며, 이번 지훈과의 데이트가 세경에게는 사는 기쁨의 절반인 지훈과의 추억을 가지게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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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의 추억 속에 홀로 나의 추억을 끼워넣다  

지훈이 교수님의 전화를 받고 먼저 나가게 되고 세경은 커피숍에 홀로 남게 되는데요. 커피를 마시고 지훈이 느꼈을 추억의 향수를 눈을 감고 느껴보려합니다. 그러다 벽에 지훈이 학창시절 새겨놓은 낙서를 발견하고, 세경은 그 아래 '세경이도 다녀가요.'라는 글을 써넣는데요. 그리고 지훈과 세경의 이름 사이에 하트를 살며시 그려넣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오늘의 설레임을 되새김질 하다가 돌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요. 그 순간 휴대폰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휴대폰을 찾으러 오늘 지훈과 함께 했던 장소들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레코드점에 가서 오늘 지훈과 음악을 함께 들었던 구석진 곳을 쳐다보고, 함께 먹었던 식당에 가서 욕쟁이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렇게 세경은 욕쟁이 할머니에게서 위에 얘기한 인연설과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비로서 오늘 지훈과의 데이트에서 가졌던 착각을 깨닫게 되는데요.

세경은 다시 레코드점에 가서 아까 지훈과 들었던 LP를 가지고 커피숍에 가서 지훈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노래를 듣습니다. 그리고 세경의 옆으로 지훈의 학창시절 커피숍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눈가가 촉촉해진 세경이 이를 바라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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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세경이 깨달은 오늘 지훈과의 데이트에서 착각한 것, 즉 오늘 자신이 함께 한 지훈은 자신이 좋아하는 현재의 지훈이 아니라 예전 학창시절의 지훈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예전 대학생 시절 지훈이 써놓은 '지훈이 다녀가다'라는 지훈의 과거 추억 속에 세경은 홀로 '지훈을 사랑하는 세경이도 다녀가요'라는 자신의 현재 추억을 끼워넣은 것일 뿐이죠.

그렇게 이날 세경의 데이트 상대는 현재의 지훈이 아니라 과거 추억 속의 지훈이었다는 반전에 놀랍기도 했지만, 현재의 지훈에게 데이트 상대는 정음이며 지훈에게 세경은 추억 속에 기억될 한 사람일 뿐이지 앞으로도 세경은 지훈에게 미래는 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만 같아 슬펐습니다.
 

암튼 오늘 이 2시간 남짓한 설레고 설렜던 지훈과의 데이트는 현재의 지훈과 관계에 아무런 의미없지만, 세경에게는 평생 간직하게 될 지훈과의 소중한 추억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진 희미한 지훈의 이름 아래 선명한 하트와 세경의 이름이 더욱 더 애절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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