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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참고하면 좋은 나의 이벤트 경험담

Submitted by skagns on 2010. 3. 13. 06:27


  화이트데이 이벤트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남자라면 아마 화이트데이에 어떤 선물을 할까? 어떤 이벤트를 할까 많은 고민을 할텐데요. 이미 발렌타인데이에 받은 거는 있으니 속된 말로 쌩깔 수는 없고, 여자친구가 기대하는 그 이상을 해주어야 1년이 편하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만의 노하우를 공개해볼까 하는데요. 철저하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증명된 노하우를 알려드리는 거니까 걱정말고 따라해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건 화이트데이 때는 아니고 여자친구 생일 때 써먹었던 방법이에요.)

원래 저도 예전에는 무뚝둑한 경상도 남자라 제가 이벤트 같은 것을 하게 되리라고는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요. 대학 시절 사귀던 여자친구가 자신의 생일을 노골적으로(?) 기대를 하는 모습이 눈에 보여 몇날 몇일을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첨에는 단순히 선물만을 생각하며 어떤 선물이 좋을까 여기저기 뒤져보곤 했었는데요. 그러다가 결국 큰 맘 먹고 이벤트까지 준비를 하게 되었죠.

그럼 저의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공개해볼까요? 무슨 방법이니 어쩌니 그러는 것보다 제가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드릴테니까 각자 알아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구성해보시기 바래요.


  내가 써먹었던 이벤트 경험담  

저는 첨에는 이벤트까지 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먼저 선물부터 골라보았는데요. 이벤에는 화이트데이니까 아무래도 거기에 맞는 선물들을 직접 고르시는 것이 좋겠지요. 요즘에는 화이트데이라고 꼭 사탕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들보면 그냥 화이트데이에 무조건 사탕줘야 하는 줄 알고 포장만 이쁘게 된 사탕 바구니 찾으시는데요. 일단 화이트데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것을 사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꼭 사탕일 필요는 없습니다. 여자들 대부분도 사탕보다는 초콜릿을 좋아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그래서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여자들도 많더라구요. 암튼 초콜릿은 여자들의 우울한 기분을 해소시키는 데도 좋기 때문에, 사탕보다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더 센스있는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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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모노태지님 블로그>


그렇게 화이트데이라는 특별한 날에 맞는 초콜릿을 골랐다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뭔가 다른 실용적인 선물 하나를 더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것은 미리 여자가 좋아하는 것이나 갖고 싶어하는 것 등을 체크하셔서 준비하시면 되겠지요. 그런데 요즘 세상 참 좋아졌더군요. 모바일 시대라고 하더니 기프트콘 같은 것도 있더라구요. 이벤트는 커녕 만나서 선물을 주지 못하시는 위기(?)에 처하신 분들은 이런 것을 활용해도 좋을 거 같아요.
 
<‘러브앤젤 에디션’ 기프티콘>

암튼 그렇게 선물 준비가 끝이나고 저는 아무래도 불안했습니다. 앞서 말했다싶이 여자친구가 너무 노골적으로 기대하는 티를 팍팍 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이벤트를 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먼저 현수막을 제작했는데요. "***야, 너의 **번째 생일을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라는 내용을 써서 맡겼는데, 맡겨서 제작하는데 한 3일 정도 걸렸습니다. 저처럼 현수막을 만드실 분들은 현수막에 쓸 내용을 화이트데이로 바꾸시면 되겠지요. 그리고 요즘은 실사로 뜨면 하루만에 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제작한 현수막은 걸지 않고 숨겨둔 채 걸만한 곳을 미리 물색해놓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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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일 전날 저는 미리 사둔 선물을 지하철 사물함에 넣어두고, 반지케이스를 사서 열쇠를 거기에 넣어두었죠. 이제 미리 준비하는 것은 끝이 났습니다. 생일 당일 반지케이스를 주머니에 숨겨두고 빈손으로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는데요. 그렇게 빈손으로 나타난 저를 보고 여자친구는 뭔가 실망한 기색이 살짝 보였습니다. 저는 그냥 아무것도 준비 안 한 것처럼 내색하지 않으며, 여자친구를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요. 점심은 미리 알아두었던 나름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그냥 제가 생일날 근사한 밥 한끼 사고 함께 놀 계획만 잡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저는 반지케이스를 꺼내서 주었습니다. 지금 뜯지 말고 나중에 집에 가서 뜯어보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레스토랑에서 나와 놀이공원을 갔습니다. 여자친구와 저는 놀이공원에서 즐겁게 놀고는, 날이 어두워질 때쯤 이제 학교 앞으로 가서 술 한잔 하자고 그녀를 데리고 나왔지요.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가서는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얘기하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리고 몰래 숨어서 여자친구를 지켜보며 전화를 했죠. 아까 준 반지케이스 뜯어보라고 했더니 뭐냐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어 뜯어보더라구요. 그러더니 반지가 아니라 열쇠가 들어있다며 신기(?)해하더군요. 저는 열쇠에 적힌 번호가 있는 사물함에 가서 사물함을 열어보라고 했죠. 드디어 사물함을 열고 안에 들어있을 선물을 보면서 기뻐할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숨죽이고 있는데, 이게 웬걸...

사물함이 안 열린다고 하더군요. 저는 황당해서 왜 안 열리냐며 좀 잘해보라고 다그쳤는데요. 몇 번이나 해보더니 안 열린다고 결국 포기하고, 저도 기뻐할 모습 떠올리며 기대하고 있다가 김 다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제가 그냥 가서 사물함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수를 했더라구요. 지하철 사물함은 하루가 지나면 지난만큼 동전을 더 넣어야 열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그걸 모르고 괜히 여자친구만 다그친 것이죠. 저도 여자친구도 사물함을 사용해본 적이 없는지라 사물함을 우여곡절 끝에 열고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암튼 그렇게 여자친구도 재밌다며 웃고 선물을 빼서 줬더니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사람보다 큰 인형을 선물했었습니다. 그렇게 선물을 들고 학교 앞으로 왔는데요. 이제 현수막을 이용한 메인 이벤트가 남아있었기에 제가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여자친구에게 친구들 잠깐 만나고 있으라고 하고는 저는 빠져나왔는데요.

미리 섭외해두었던 후배를 불러 물색해두었던 곳에 가서 현수막을 걸고, 케이크와 꽃다발을 샀습니다. 시간이 9시를 훌쩍 넘어 날은 어두운 상태였는데요. 원래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현수막을 후레쉬로 비추며 현수막의 내용이 보이도록 해줄려고 했는데, 미처 후레쉬를 빠뜨리고 준비하지 못해서 분수로 대체하기로 했죠. 동네 문구점 뒤져서 분수도 준비를 하고, 후배에게 내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올 때 사인을 줄테니까 숨어있다가 분수에 불을 붙이고 케익과 꽃다발을 가지고 나오라고 미리 일러두었습니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여자친구를 데리고 현수막이 있는 곳으로 와서 사인을 주었는데요. 후배가 재빠르게 분수에 불을 붙이고, 케익과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 때 광경은 저도 아직까지 잊을수가 없는데요. 정말 제가 했지만 너무 멋지더라구요. 분수가 일제히 불꽃이 올라오며 현수막이 순간적으로 보이는데 너무나 예뻤습니다. 여자친구는 아예 말문이 막혀서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는 함께 준비해준 후배와 술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며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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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오벗회>


  이벤트 그거 한번은 해볼만 하더라...  

그런데 그냥 선물만 주면 되지 왜 이벤트까지 해야 하냐구요? 물론 그냥 선물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벤트를 해주었을 때 놀라며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과,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라며 눈물 흘리던 모습이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절대 유의해야 할 점은 이벤트는 한번 할 때는 거창하게 하되, 한번만 해야지 이후 또 하면 절대 안됩니다. 그럼 기대치만 높아져서 1년에 몇 번이나 있는 알 수 없는(?) 기념일들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 커지거든요. 갈수록 센 것을 준비해야 하고, 행여나 한번이라도 무심코 넘어가면 이벤트로 받았던 그 감동의 크기 만큼이나 실망으로 이어져 사랑이 식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전일지 모르겠지만, 화이트데이가 꼭 서로 애인이거나 애인만들고 싶은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주는 날은 아니잖아요? 아닐꺼에요. ㅎㅎ;; 주위에 고마운 분들에게 가볍게 선물도 하면서 초콜릿과 사탕도 함께 나눠먹을 수 있는 뜻깊은 날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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