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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세경이 보던 마지막 휴양지의 의미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 2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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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뚫고 하이킥 96회에서 드디어 터질 일이 터졌습니다. 바로 세경이 지훈과 정음의 관계를 알아버린 것이지요. 그렇게 알게 되는 과정을 풀어내는데 있어, 작가는 지정준세 4명에 대한 경우의 수를 모두 보여주기도 했죠. 암튼 이번회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들이 많이 보여지면서 작가의 센스에 정말 감탄하게 되더군요. 그럼 한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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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학점 때문에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음은 지훈에게 "할아버지 돌봐드렸더니 환자보호자분이 줬다"는 볼로냐 국제그림책 원화전 티켓을 보여주면서 함께 가자고 합니다. 그렇게 오랜만에 문화생활도 좀 하자는 정음의 제안에 지훈도 좋다고 하면서 내일 3시에 만나 함께 보기로 하게되죠.

그런데 그렇게 약속을 정하고 다시 일하기 위해 들어가는 장면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지훈과 정음이 대화하면서 일하러 가는 장면에서 카메라가 따라가지 않고 오히려 뒤로 줌아웃이 되는 연출이 꼭 누군가 그 장면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주게 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볼 때 순간적으로 세경이 지훈의 속옷이나 사골을 가져다주기 위해 왔다가 그 둘의 데이트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마지막에 미술관에서 정음과 지훈이 포옹하는 모습을 세경이 보게 됨으로써 이런 연출 역시 하나의 복선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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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훈과 미술관 데이트를 하게 될 생각에 들뜬 정음은 뭘 입을까 고민하면서 즐겁고 달콤한 상상을 하는데요. 마침 수술참관이 잡혀서 내일 못 갈거 같다는 지훈의 전화가 오면서, 정음은 가졌던 기대만큼이나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정음은 그렇게 실망하면서 속상한 마음에 혼잣말을 하게 되는데요.

"아~ 뭐야. 맨날 자기 스케줄대로! 난 맨날 목매고 자기만 기다리는 사람인가?"

웬지 무언가 지정커플도 큰 시련이 닥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것 같은데요. 사귀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고 이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사랑을 더욱 키워가지만, 반대로 그런 문제 때문에 누구의 사랑이 더 큰지 재게 되고 확인받고 싶어하다가 실망하고 하면서 결국 지쳐서 헤어지기도 하는 법이죠. 정음 역시 일 때문에 바쁜 지훈 때문에 자신이 지훈의 스케줄에 맞추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쌓이기도 하고 자신만 좋아서 그러는 것 아닌가 매번 의심하게 됩니다. 물론 지훈이 그럴 때마다 센스있게 잘 대처하는 것 같지만, 정음은 끊임없이 드는 그런 생각에 울고 웃고를 반복하면서 커져가는 사랑만큼이나 힘들어지기도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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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세경이 이순재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김자옥 집에 찾아오는데, 마침 집에 혼자 있던 정음이 그런 세경에게 시간 괜찮으면 미술관에 함께 가자고 합니다. 세경 역시 미술관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시간도 괜찮아서 함께 가게 되죠.

그런데 요즘 히릿이 안 보인지가 꽤 되었는데, 이번에 세경이 김자옥 집에 찾아오는 장면에서 문 옆에 묶인 히릿을 발견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장면 속에 잠깐 보였지만 참 반갑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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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게된 정음과 세경은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려 붙이기도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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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음과 세경은 미술관을 다 둘러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게 되는데요. 즐거웠다며 같이 와줘서 고맙다는 정음의 말에 세경 역시 좋은 그림 구경하고 더 고맙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세경은 정음이 부럽다고 하는데요.

"언니랑 같이 있으면 대개 재밌고 편해요. 언니가 진짜 부러울 때가 많아요."
"응? 난 오히려 세경씨 부러울 때가 많은데. 세경씨는 매사에 진지하고 차분하잖아. 난 맨날 덜렁거리구."

이렇게 서로 확연히 다른 정반대의 캐릭터 둘다 지훈을 좋아하면서, 애청자들 사이에서 과연 누가 지훈에게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설왕설래가 오고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암튼 그렇게 부럽고 자신 역시 좋아하는 정음이 지훈과 사귀는 것을 알게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아마도 세경은 자신이 부러워하는 부분, 편하고 재밌는 것을 지훈이 좋아한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리고 정음이 부러운 만큼이나 미움도 함께 생겨나겠죠?

이미 정음과 지훈이 사귀고 있고 세경이 지훈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좋아하면서 부럽다고 하는 그런 세경의 말이 가볍게 와닿지 않고 세경에 대한 안타까움이 밀려오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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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은 미술관이 처음이라 한번 더 둘러보고 가겠다고 미술관으로 가게 되고, 정음은 카페에 남아 책도 읽고 하다가 내일 과외 시간을 조정하자는 준혁의 전화를 받고 그냥 그럼 오늘 하자며 카페로 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카페에 온 준혁과 정음은 서로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장난도 치고 티격태격하기도 하는데요.

아마도 가능성은 없는 것 같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면 정음에게 있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준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작가는 이번 96회에 4명의 조합을 다 보여주는데요. 지정, 준정, 준세, 지세까지 말이에요. 그렇게 데이트를 연상하게 하는 미술관이라는 한 공간에서 짧게나마 그 4명에 대해서 각각의 만남이 그려지면서 서로의 조합에 따른 커플의 성향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외가 끝나고 정음은 이 미술관에 세경이 아직 있을거라고 준혁에게 가보라고 하는데요. 정음은 준혁이 세경을 좋아한다는 알고 있기 때문에 놀리듯 준혁에게 정보를 살짝 흘린 것입니다. 준혁은 뭐 그러냐는 투로 시큰둥하게 받아들이며 일어나지만, 정음이 안보게 코너를 꺽자마자 그대로 달려 세경에게로 달려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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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은 정음이 맘에 걸려 수술참관이 끝나자마자 미술관으로 달려와 정음에게 전화를 하지만, 정음은 삐져서 미술관 둘러보고 벌써 나와 친구들 만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래서 지훈은 기왕 미술관에 온 거 그냥 가기 그래서 둘러보게 됩니다.

지훈이 그렇게 그림들을 둘러보는 장면에서 한 그림에 비친 지훈의 모습이 연출되었는데요. 노란 사람의 심장(하트)가 검은 배경에 따로 떨어져 나와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그 그림에 씌어져 있는 유리에 지훈의 모습이 비춰진 장면을 보고 두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하나는 노란 사람은 세경이고, 지훈에 대한 세경의 사랑이 떨어져 나간채 심장이 없는 모습을 지훈이 방관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그것이 지훈과 정음의 세드앤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는데요. 떨어져 나간 심장의 노란 사람은 지훈 자신을 의미하고, 떨어져나간 심장이 정음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암튼 그렇게 미술관을 둘러보던 지훈은 '마지막 휴양지'를 보고 있는 세경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세경이 보고 있던 이 '마지막 휴양지'는 로베르토 이노센티라는 그림작가가 쓴 48페이지의 그림책입니다. 전시회에서 세경이 바라보고 있던 그림은 그 중에 주인공이 빨간 자동차를 타고 호텔에 도착한 그림이었죠. 그 그림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기 위해서는 '마지막 휴양지'라는 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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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른한 잿빛 오후 내가 지루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을 때, 내 상상력은 무시당하는 게 분했던지 휴가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시인 워즈위스가 말한 '마음의 눈'을 잃어버린 것이다. 아니면 그냥 이 세상 어딘가에 놔두고 온 것이다.
나는 화가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어떻게 일하고 그림을 그리고 살아갈까?
나는 추억의 조각들에 매달려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았다. 친구여, 추억이란 낡은 모자일 뿐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새 신발이지.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가서 찾아보는 수 밖에 달리 무슨 수가 있을까?

조금 더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은 빨간 자동차를 타고 막히는 도로를 달려서 '어딘지아무도몰라 마을'에 이르러서 좁은 길로 접어들고 괴로움을 따라 '망각 저편의 낭떠러지'를 지나게 되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빨간자동차는 기름이 다 되어서 정말로 특이하게 생긴 바닷가 호텔 아래쪽에서 털털 소리를 내며 멈추게 됩니다. 주인공은 호텔에 가서 문가에 있던 신비한 소년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데요. 여기서 소년이 이렇게 대답하죠.

"안녕하세요. 나그네 님. 앵무새가 바을 잡아 두었어요. 대답이 물음표와 함께 춤을 추는 곳에서 손님은 회복될 거에요. 손님의 방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모든 것을 잊어버리세요. 여기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휴양지'에요. "

주인공이 타고 가는 빨간 자동차와 세경이 하고 있는 빨간 목도리만 보더라도 그 그림에 대한 함축된 의미가 세경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측하는데 있어 큰 의미를 주는 것 같은데요. 그 그림책에서는 상상력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추억의 조각에 매달려 극복해 보려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아 상상력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상상력은 새 신발이라고 하고 있는데요. 새 신발을 잃어버렸다면 가서 찾아보는 수 밖에 없다고 얘기를 하죠.
그렇다면 이 상상력을 세경의 경우에 대입해보기 위해 사랑이라고 생각해볼까요? 사랑을 잃어버린 세경이 지훈과의 추억의 조각에 매달려 극복해 보려고 하지만, 힘들기만 하고 잃어버린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것이 준혁이 될 수 있을지...)

'마지막 휴양지'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알게 될  지훈과 정음의 사귀는 사실로 당황하게 될 세경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이런 그림에 의미를 두지 않고 제목만으로도 해석을 해볼 수도 있는데요. 지훈은 제목이 '마지막 휴양지'라서 그것을 보고 있었다는 세경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왜 마지막 휴양지지? 휴식을 주는 휴양지가 마지막이라니까 웬지 슬프네."

세경이 아버지와 떨어져 신애와 함께 서울로 올라와 처음 만나 엮이고 이런 저런 에피소드들이 있었던 것은 바로 지훈이죠. 또한 가정부일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지훈의 챙겨주는 듯한 따뜻한 말 한마디에 세경은 위안을 받고 자신에게 있어 지훈은 휴식을 취하는 휴양지처럼 지훈을 통해서 안식을 찾고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면서 그것이 사랑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엏기 때문에 휴양지는 세경에게 있어 지훈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이죠. 또한 그것이 지훈을 통해 표현이 되면서 웬지 슬프다는 말을 통해서, 지훈이 세경을 생각하는 감정이 단순히 동정만으로 잘해주는 것은 아닌 것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암튼 그렇게 세경은 지훈을 정리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세경의 이런 조짐은 이미 앞서 보여진 바가 있기도 합니다.

세경에게서 정음이 아직 카페에 있다는 소리를 들은 지훈은 뭐 마시러 간다고 훌쩍 가버리는데요. 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세경이 맘 먹은 것처럼 지훈을 아직 정리를 못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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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에게 세경이 미술관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다닌 준혁은 마침내 세경을 발견하고 장난을 치는데요. 세경 역시 함께 장난을 치며 활짝 웃는 장면을 보면서 준세 커플 역시 참 잘 어울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경은 준혁과 있으면 웃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구요.

또한 지훈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준혁의 장난에 금새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지훈에 대한 마음이 많이 정리가 되어 가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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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장난을 치다가 돈까스 먹고 가자는 준혁의 말에 돈까스를 먹으려 가려고 하다가, 준혁이 핸드폰을 카페에 두고와서 가는 길에 찾으러 가는데요. 거기서 지훈과 정음이 서로 포옹하고 있는 장면을 준혁이 보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세경이 지훈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준혁은 이 광경을 행여나 세경이 볼까 걱정하지만, 이미 세경은 그 광경을 봐버린 후 였죠. 놀란 채 바라보고 있는 세경을 보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서 세경이 정음에게 부럽다고 말한 말이 떠오르면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지훈을 조금씩 정리해나가고 있는 세경이지만 그래도 지훈과 정음이 사귄다는 사실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암튼 이것으로 세경은 지훈에 대한 맘을 완전히 접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예고편에서 준혁과 세경은 돌아오는 길에 세경이 뭐 살 것이 있다고 먼저 가라고 하고 12시 다 되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는 모습이 보여졌는데요. 아무리 괜찮은 척 하지만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텐데 어떻게 극복을 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해집니다. 또한 그런 세경의 빈자리에 준혁이 들어갈 수 있을지, 앞서 받아버린 노란 목도리처럼 준혁의 맘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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