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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 독도발언, 마녀사냥 또 시작되나?

Submitted by skagns on 2010. 2. 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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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다에 출연 중인 일본인 아키바 리에와 도키와 후사코가 주간동아의 커버스토리 '한국은 일본을 얼마나 따라잡았나 14'에서 한 인터뷰 중에 말한 독도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또 한번 마녀사냥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정 많고 화끈한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그녀를 잔인하고 집요한 한국 네티즌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힌 채 일본으로 돌려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먼저 주간동아의 커버스토리에서 일본인인 리에와 후사코와 인터뷰를 하면서 독도 관련 질문을 함으로써 논란을 부추긴 감이 없지 않은데요. 사실 미수다에 나와서 후사코와 리에는 "한국에 와서 한국인을 만나면 항상 독도 문제를 물어보는데, 그럴 때마다 상당히 난감하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단순히 사석에서도 민감한 문제로 고충을 겪었던 리에와 후사코가, 주간지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독도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주간동아에서 논란이 된 리에 독도발언은 다음과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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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주간동아 홈페이지 캡쳐)

이 인터뷰에서 특히 "한국이 먼저 찾았더라고요. 그런데 독도가 어느 나라 소유인지 단정하진 못하겠어요. 먼저 찾은 건 한국인인데 이름을 지은 건 일본인이라."라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발언에 분노를 한 네티즌들은 리에의 미니홈피에 가서 악플을 달고 있는데요. 상당히 감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으로 욕보다 더 심한 막말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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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리에 미니홈피 캡쳐)

더군다나 리에가 3월 1일과 2일 방영되는 MBC 3.1절 기념 특집극 '현해탄 결혼전쟁'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사실이 함께 알려지면서 불에 기름 붓듯이 논란이 더 가중되고 있는데요. 네티즌들은 "당장 출연을 취소하라. 이런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3.1절 특집 방송을 찍을 수 있나?"라며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들은 가해자라서 잊었을지 몰라도 우리는 피해자이기에 몇 십년이 지나도 상처를 지울 수 없다."라며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문제들까지 끄집어 내고 있는데요. 일본에 대하여 억누르고 있던 감정들이 리에의 독도발언으로 인해 집중되면서 리에에게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껀수 하나 잡았다는 듯이 무차별적으로 까대는 네티즌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요. 한국을 좋아해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타지에서 살고 있는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함마저 들기도 합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태극기 앞에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 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를 수도 없이 외치며 자라왔는데요. 독도 문제가 불어질 때면, 스포츠에서 한일전을 할 때면 그 누구못지 않게 흥분하면서 열변을 토하고 응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리에의 독도발언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물론 이것이 일본 정치인의 발언이었다면 절대 가볍게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리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일본인이기에 무작정 나무라며 비판을 가할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교육을 받고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듯이, 리에 역시 일본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자라나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것이지요. 이것은 리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젊은이들이 보고 배우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문제인 것입니다.

일단 그럼 리에가 그렇게 왜 독도를 먼저 발견한 것은 우리나라지만 이름을 지은 것은 일본이라고 하는지부터 한번 알아볼까요?

리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독도라는 이름만을 생각한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도라는 명칭으로 사용된 것은 1914년 경상북도로 편입되면서 부터인데요. 이름만 바뀌었다 뿐이지 그전부터 이미

우산도(512년) -> 삼봉도(1471년) -> 가지도(1794년) -> 석도(1900년) -> 독도(1914년)

으로 쓰인 것을 몰랐던 듯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명명하고 사용하기 시작한 1905년을 보고 우리나라가 부르는 독도(1914년)보다 9년 빨리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일본에서 우리가 독도를 언제 발견했고 그 이름을 역사 속에서 어떻게 써왔는지 알려줄리 만무하고, 일본 역시 그 이전에는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는 등 독도와 울릉도의 명칭이 모호하고 혼동을 빗는 자료들이 많이 나왔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은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리에 역시 찾아보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던 듯 하며, 그래서 그런 착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암튼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독도를 우리 땅으로 생각하듯이, 그녀 역시 일본의 국민으로써 독도를 일본 땅으로 생각할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에는 한국을 좋아하기에 한국의 주장을 이해하려 하고 자신 역시 독도에 대한 역사사실을 찾아보고(비록 제대로 찾아보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으로써 중립적인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이미 한국의 독도 주장의 근거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또한 자신이 20여년 동안 배워서 알고 있던 사실이 한국에 와서 전혀 다른 것을 보면서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꾸로 한번 생각해볼까요? 여러분이 일본에 가서 살면서 일본 주간지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독도는 누구 땅이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물론 용기 있게 독도는 당연히 한국 땅이다고 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일본 땅이라고 말하시겠습니까? 그것도 아니면 잘 모르겠다고 하시겠습니까? 한국 땅이라고 하면 일본에서 매장 당하고 마녀사냥을 당할 것이고, 일본 땅이라고 하면 한국을 배신한 매국노가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가장 최선의 대답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아닐까요?

물론 리에의 독도발언 중에 한국이 먼저 발견했지만 이름은 일본이 지었다는 부분에서 꼬투리가 잡히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지만, 그것 역시 한국을 좋아하면서 나름대로 찾아보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가운데 자신이 일본인으로써 융통성있게 대처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그런 리에의 독도발언 보다는 오히려 그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이라는 배려없이 인터뷰를 진행한 주간동아에게 논란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하여 지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암튼 그렇게 한국을 좋아하며 한국을 이해하려는 그녀에게, 극단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강요하면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적이라는 식의 마녀사냥을 하는 네티즌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런 리에의 독도발언을 접하면서 당사자를 질타하고 마녀사냥을 할 것이 아니라, 한번 더 생각하여 가장 원천적인 문제인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의 심각성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성숙한 네티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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