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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에 열등감 느낀다는 근거를 보니

Submitted by skagns on 2010. 2. 4. 13:24

아마도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토록 어이없고 황당한 주장을 하는 글은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논란이 된 리에의 독도발언 관련한 글에 쓰인 내용인데요. 자신도 한국인이지만 한국이 이렇게 일본에 열등감을 느껴 화내고 있는 모습이 부끄럽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정말 글쓴이 말대로 한국인이면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 글을 쓴 사람은 한국인이라고 보기는 힘든 것 같고, 극우 성향의 일본인이 한일 번역기를 통해 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정말 이 사람 말대로 자신이 한국인이라면 그것은 몸만 한국인일뿐, 정신이나 사상은 일본인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먼저 이 사람의 주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은 한국을 지배한 일본이 아시아 유일한 선진국이니까 분해서 터무니 없는 것을 말해 합리화하고,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후진국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정 위기 때 일본에 도움을 구하면서 사죄와 배상의 건에 대해서 입다물고 있는 조건으로 배상 및 원조를 받아가 놓구선 또 사죄하라 배상하라고 한다. 한국은 사기꾼인가?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선진국 일본은 초등학생, 고교생, 대학생도 한국에 대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후진국 한국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이 나쁘다고 교육하면서 반일 세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관련된 순간 한국인은 이성적인 판단은 할 수 없다.

이 나라가 싫다. 한국인으로서 사는 것이 괴롭다. 한국인도 (애국심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한국에서 태어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일단 대략 요약을 하자면 위와 같은데요. 원본을 보시려면 아래에 접혀있는 것을 클릭해서 펼쳐 보세요.

원본 지킴이


일단 먼저 위의 주장들을 반박하기에 앞서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도 냉정해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사실 저 글을 보면서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요. 그래도 여기까지만 보고 바로 이성을 잃어버리기 보다는 행여라도 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제대로 반박하면서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일본의 배상 문제는 겉으로만 보고 일부 사람들이 배상을 받은 것은 받은 건 맞고 일본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쿨한 척(?) 하시는 분들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한번 짚어 볼까요? 일단 근거없이 억지부리는 한국비하성 말들은 대꾸할 필요는 없는 것 같구요. 일본의 배상 문제와 반일 세뇌교육을 시킨다는 주장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독도 문제야 수많은 검증 자료들이 있고 이미 많이 알려져있지만, 의지부족(?)으로 일본의 억지 주장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는 것 같구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정 위기 때 일본에 도움을 구하면서 사죄와 배상의 건에 대해서 입다물고 있는 조건으로 배상 및 원조를 받아가 놓구선 또 사죄하라 배상하라고 한다. 한국은 사기꾼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위의 내용은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된 시점에서 한국은 청구권을 포기하고 배상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하며, 그 댓가로 일본은 한국 정부에 대하여 경제적 지원을 했기 때문에 금전적 배상 문제에 대해선 완전히 합의가 끝난 것이다라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조차도 당시 받은 돈이 피해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지지 못한 것은 우리 정부의 잘못이고 일본 정부에까지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또 결국 그 때 받은 돈으로 경제 발전을 이룬 것 역시 사실이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부분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런 표면적인 사실만 보고 판단하실 것이 아니라 그런 합의가 불합리한 부분은 없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 볼까요?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웬 미친 사람에게 아무 이유없이 두들겨 맞아 눈을 실명했습니다. 그래서 그 미친 사람과 경찰서에 갔더니 그 사람은 "얼마면 돼? 1,000원 주면 돼?"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사과 한마디 없고, 더 황당한 것은 경찰 역시 이것으로 합의는 끝났다고 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하고 아버지도 1,000원으로 가계를 일으키는데 쓰겠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1,000원을 받았으니 이제 더 이상 배상의 의무는 없다. 사과는 없이 자신이 할 도리는 다 했고, 그 때 돈 받아가놓고 또 그걸 꼬투리 잡아서 돈이나 뜯어내려는 악질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눈은 실명한채 평생을 앞을 보지도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데 말이에요.

여러분은 이런 상황이라면 이것은 아버지의 잘못이지 그 미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작성된 합의서의 불합리함을 주장하고 재협상(? 사실 이건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을 요구하는 것이 진정 부당한 것입니까?

암튼 이제 다시 배상 문제로 돌아와 이런 불합리한 합의뿐만 아니라 당시의 상황도 되짚어 보기로 하죠.

1965년 합의된 한일기본조약의 내용은 일본이 3억 달러의 무상자금과 2억 달러의 장기저리 정부차관 및 3억 달러 이상의 상업차관(교환공문)을 공여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한국은 일본이 한국에게 주는 '전쟁피해배상금'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절대로 배상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경제작 협력이란 의미로 '독립축하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이 된 것이죠. 단순히 국교정상화를 위한 행위였을뿐 사죄할 생각도 없었을 뿐더러 배상금이라고 지급이 된 것도 아닙니다. 돈 몇 푼 쥐어주고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해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서 일본은 '독립축하금'으로 지급이 되었지만 배상은 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일본측의 논리대로 생각을 해봐도 일본은 사과는 당연히 한 적이 없고 배상 역시 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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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반일 세뇌교육을 한번 살펴볼까요?

선진국 일본은 초등학생, 고교생, 대학생도 한국에 대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후진국 한국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본이 나쁘다고 교육하면서 반일 세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관련된 순간 한국인은 이성적인 판단은 할 수 없다.

위의 주장을 하면서 글쓴이는 초등학생이 그린 한국과 일본에 대한 그림을 예로 들고 있는데요. 일단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경우가 심한 그림들만 모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어디에도 반일 감정을 조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제강점기부터 근대화에 대한 내용의 비중이 휠씬 적은 편이죠. 주로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가 우리가 배우는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저런 반일세뇌교육을 한다는 주장을 하는 극우 성향의 일본인들은 대단히 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임을 떠나서 다른 나라 어느 누구도 자신의 나라가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과거를 듣게된다면 분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만행이 초등학생도 분개할만큼 우리나라에게 큰 상처가 되었음을 모르고, 단순히 우리가 교육을 일본은 나쁜 나라다라고 시키고 있다라고 규정 짓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죠.

일본 사람들은 한국을 좋게 생각하지도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은 선진국이라 합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피해를 입힌 당사자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을 후진국이나 하는 생각이라 하고, 아무 이유없이 침략해서 때린 사람이 피해입은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진국이라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이 일본에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라고 드는 것이 참 황당할 뿐이구요.


이번 리에의 독도발언이나 도미니크의 인종차별 글을 극단적이고 공격적으로만 대처하고 마녀사냥 하듯이 몰아가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마녀사냥이라함은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지만, 일부 극단적인 성향의 다수에 의해 죄에 대한 죄값을 정당하게 묻는 것이 아니라, 죄와 상관없이 혹은 죄값 그 이상으로 집단언어폭력을 구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 현상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어떻게 우리가 대처하고 해결할지를 생각해서 반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식을 가지고, 원천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겠지요.

또한 위의 주장을 하는 극우성향의 사람들을 보더라도 무조건 미친놈이라고 치고 박고 싸울 것이 아니라, 왜 그 사람이 미친 것인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도록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억지를 부리면 그때는 싸워야 겠지요. 하지만 반박할 지식없이 무조건적인 싸움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런 말 안 통하고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에게 한국이 열등감을 느끼고 무지한 후진국이라는 자기네들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이용되니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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