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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결말, 가상 시나리오 지정커플편

Submitted by skagns on 2010. 2. 5. 06:17


하이킥 결말 가상 시나리오 지훈과 정음 커플 편입니다. 제가 맘대로 만들어본 결말입니다. 이렇게 써본 것은 첨이라 많이 어색하네요. 암튼 재밌게 봐주세요. 과연 지정커플은 이루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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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에 벨소리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것이 두렵다. 그렇게 못 들은 척 가방에 전화기를 넣어버리고 MP3 이어폰을 귀에 꼽아 노래 볼륨을 높여보지만, 벨소리와 함께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에 역시 신경이 쓰인다. 결국 전화를 받고야 마는데, 역시 지훈씨다.

"아. 정음씨 정말 미안해요. 갑자기 수술이 잡혀서 오늘 만나기 힘들 거 같아요."

"네? 그래요?"

"벌써 집에서 나온거에요?"

"아... 네... 아뇨. 이제 막 나가려구요."

"휴~ 다행이네요. 제가 나중에 집 앞으로 갈께요."

그럼 그렇지... 벌써 이게 몇 번째야. 맨날 자기만 바쁜 줄 아나? 왜 내가 자꾸 자기 스케줄에만 맞춰야 돼? 오늘 같은날 정말... 친구들 약속 다 취소하고 자기랑 보내려고, 3시간 동안 머리하고 목욕갔다 오고 내가 도대체 뭐한거야? 나딴엔 늦었다고 안 타던 택시타고 가고 있었는데... 우씨. 내가 자기가 맨날 기다리는 5분 대기조야?

"저기 아저씨, 죄송한데 속초로 가주실래요?"

"응? 아가씨 뭐라고?"

"속초요. 강원도 속초."

"아가씨. 지금 속초가면 돌아오는 것까지 같이 계산해줘야되. X십만원 정도는 줘야지."

"아.. 정말요? ㅜㅜ 그럼 터미널로 가주세요."

이번 달은 그래도 나름 아낀다고 해서 오늘 쓸려고 돈 모아 나왔는데 이게 뭐야. 택시비로 다 써버릴 수도 없구...

아~ 속초다. 이지훈 개자식. 날 해변 떡실신으로 만든 곳에 오니까 또 술이 땡기네. 에휴~ 소주나 한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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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역시 바닷 바람에 소주 한잔 좋~구낭. 바로 이거거든."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한병되고, 에... 벌써 3병 짼가? 하아... 후....
이지훈 개자식. 울기 싫은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 ♪♪♪"

어라? 전화 왔나? 에헤...

"여보시어요? 누구셔아요?

"정음씨, 나에요. 집 앞이에요. 지금 잠깐 나와요."

"나? 나? 나가 누규이에여요?"

"정음씨 술마셨어요? 지금 어디에요?"

"여~~~기? 여기가 어뎌지? 아~ 마따. 속쵸요."

"네? 어디라구요?"

"속쵸~ 속쵸라! 구! 요!"

"속초요? 왜 거기 있어요? 음.. 보자. 지금 시간이 12시 넘어서 버스도 없을테니까 택시 타고 와요. 돈은 내가 낼께요."

후~ 술이 확 깬다. 눈물이 난다. 화가 난다. 참을 수가 없다.

"지훈씨가 왜 돈을 내요? 나도 돈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서울까지 택시비가 얼마 나오는지 알아요?"

"괜찮아요. 오늘 약속도 못 지키고 미안해요. 내가 낼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와요."

"나도 돈 있다니깐요."
"..."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이제 어제가 무슨 날인지 알아요?"

"알아요. 정음씨 줄려고 케익이랑 꽃다발도 다 준비했어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수술이 길어져서 도저히 12시 이전에 나올 수가 없었어요."

"그래요. 일 때문에. 항상 나만 쪼잖해지는 거지. 그런거지."

"미안해요. 그냥 내가 지금 거기로 갈께요. 내가 맛있는 거 사줄께요."

항상 이런식이다. 한달 내내 조금씩 아껴서 이번 내 생일 때는 내가 지훈씨 맛있는 거 사줄려고 모우고 모았는데.

"지훈씨가 왜요? 생일날에는 생일인 사람이 사야죠."

"아니에요. 내가 살께요. 지금 출발할께요. 조금만 기다려요."

"아니요. 오지마요. 지훈씨는 왜 그래요? 왜 항상 나만 쪼잖한 사람 만들고, 남자한테 빌 붙어서 사는 여자로 만들어요? 지훈씨가 뭔데 그래요? 그래요. 나 취업도 못하고 한가해요. 그리고 서울대가 아니라 서운대에요. 지훈씨는 서울대도 나오고 의사라 바쁘죠. 의사라서 참~ 바쁘죠."

"정음씨 왜 그래요? 정말 미안해요. 지금 바로 갈께요. 만나서 얘기해요."

"오지마요. 그냥...."

그냥... 그냥...

"그냥 우리 이제 만나지 마요. 헤어져요."

아... 이게 뭐야. 또 떡실신인가. ㅜㅜ IC. 머리도 깨질 것 같구. 어제...

"♪♪♪ ♪♪♪"

"어~ 인나야."

"황정음. 너 어디야? 어제 집에 안 들어온거야?"

"응.. 그렇게 됬어."

"지금 인터넷에 너 이야기로 난리야. 빨리 집에 들어와."

"응? 인터넷에? 응. 알았어. 지금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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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인나야~ 인나야~"

"응. 나 여깄어. 왜?"

"나 드디어 취업~ 성공했지롱~ ^^v"

"진짜? 진짜~ 진짜? 와~ 정음아 축하해~"

"드디어 황정음 인생도 펴는구나. ㅋㅋ 인나야 넌 언제 데뷔 무대야?"

"나? 난 3일 뒤에. 안 그래도 광수 오빠가 매니저 해준댔어. 참~ 자옥 할머니 전화왔는데 너 데리고 한번 오래"

"엉? 왜? 순재 할아버지와 결혼하시고 한동안 조용하시더니. 월세 올릴려는 거 아니야?"

"아니~ 너가 가르쳤던 준혁이 있잖아. 이번에 대학 붙었다고 너 덕분이라고 식사 한끼 대접하겠데."

"오호~ 정말? 이 자식 가르친 보람이 있는데? 그런데 줄리엔은 어딨어? 오늘 기분도 좋고 내가 한턱 쏜다!"

"줄리엔 아까 천하대 특별반 애들 가르친다고 햡숙 갔어. 일주일 동안 안 들어온다던데?"

"이 황정음 맘 먹기 쉽지 않은데 줄리엔은 운이 없네. 암튼 오늘 삼겹살에 맥주 한잔 쪼아?!"


으음... 아우 목말라. 어제 너무 많이 마셨나?

'딩~동~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응?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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